KT가 서울시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K토큰’ 공급을 추진한다. K토큰이 향후 60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용 지역화폐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KT는 24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공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은 2022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KT는 블록체인 관련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지역화폐 분야 확장을 노린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이 24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열린 블록체인 사업전략 기자설명회에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이 24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열린 블록체인 사업전략 기자설명회에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소개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지역화폐는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각 지자체가 앞다퉈 발행 중이다. 여전히 많은 지자체가 지류형(종이) 지역화폐를 활용 중이지만, 이는 지급·사용·환전 등 절차가 복잡하고 일명 ‘현금깡’ 등 음성적 유통이 생길 우려가 높다.

KT의 블록체인 지역화폐는 해킹 및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했다. 지급·사용·환전 등 절차가 단순해지고 음성적 유통을 방지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문정용 KT 플랫폼사업기획실 블록체인사업화TF장은 “지자체는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소상공인도 상권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윈윈’ 서비스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KT는 최근 서울시를 포함 60개에 달하는 지자체와 만나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발행을 논의 중이다. 이미 KT자회사 KT엠하우스가 김포시와 손잡고 블록체인 지역화폐 발행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서울시는 KT가 블록체인 사업전략을 공개한 다음날인 25일 대체 결제수단 ‘서울페이’ 도입을 공식 선언했다. 부산, 인천, 전남, 경남 등의 지자체도 도입 의사를 밝힌데 이어 정부는 2020년까지 서울페이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세종시도 지역화폐 ‘세종코인’을 향후 도입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결제·배송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제주도는 가상화폐 ‘제주코인’을 발행하고 도내 기업의 가상화폐공개(ICO)를 지원할 계획이다. 대다수 지자체가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활성화에 나서고 있어 KT블록체인 기술이 여기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KT 한 관계자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각 지자체의 블록체인 지역화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검토하는 지역화폐 플랫폼에 KT의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투명한 예산 집행이 가능하고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지역화폐 서비스 시스템. / 이광영기자
KT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지역화폐 서비스 시스템. / 이광영기자
KT가 사내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K토큰은 KT 지역화폐 사업의 예시를 보여준다. KT 융합기술원 블록체인센터 직원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들어진 포인트 K토큰을 사용해 커피머신에서 나오는 커피를 구매한다. KT와 지자체가 구축한 지역화폐 플랫폼에서 K토큰이 발행돼 시민에게 판매되는 형태다.

KT는 ICO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행법상 국내 ICO는 사실상 유사수신 행위로 간주돼 금지 상태다. 하지만 하반기 ICO 허용에 관한 기본 법규가 준비될 가능성도 있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KT는 ICO와 관련해 정부의 정책을 준수한다”면서도 “ICO 문제가 해소되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