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인 구글이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해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검색 앱을 만드는 것은 물론 중국 현지 업체와 손잡고 클라우드 시장 진입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각) 구글이 중국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 인스퍼 등과 2018년 초부터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3월 말 파트너십을 맺을 회사를 3개로 추렸다.

구글은 대다수 국가에서 기업에 구글 클라우드의 저장소를 빌려주고, 구글 드라이브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묶어 'G스위트'라는 이름 아래 묶어 판매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본토에 데이터 센터를 둘 것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구글은 데이터 센터를 가진 중국 현지 업체와 협력해 구글 드라이브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공급하길 원한다.

순다 파챠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 유튜브 영상 갈무리
순다 파챠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 유튜브 영상 갈무리
구글이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경우 경쟁자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아마존은 현지 기업 신넷 테크놀로지(Sinnet Technology), MS는 중국 기업 21바이어넷 그룹과 손잡고 중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AWS)와 온라인 서비스 사업을 운영한다.

블룸버그는 "주요 클라우드∙서버 제공업체인 텐센트, 인스퍼와 같은 대형 중국 기술 업체와의 제휴는 중국 시장 재진출을 원하는 구글에 큰 힘이 될 것이다"이라며 "중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 강자 알리바바 등 현지 기업과도 경쟁하게 될 것이다"고 점쳤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클라우드 시장이지만, 알리바바와 같은 현지 기업이 중국 내 클라우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7년부터 IT기업에 모든 정보를 중국 현지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에 저장하도록 하는 법안을 시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구글은 2018년 2분기 아시아 클라우드 시장에서 4위를 차지했다. 1위는 아마존, 2위를 알리바바, 3위는 MS다.

◇ 중국 철수 8년 만, 검색앱∙클라우드 들고 전진

구글은 2006년 검색 엔진을 들고 중국 시장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검색어 검열 요구가 강화하고 구글의 컴퓨터 시스템까지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8년 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구글은 최근 중국 재진출을 차분히 준비했다.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는 7억5000만명으로 유럽 전체 인구와 맞먹는다. 또한, 전체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30%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점은 구글이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2016년부터 중국에 접근해 사업 기회를 다시 모색했다. 에릭 슈밋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정부와 협약을 맺고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중국 바둑 챔피언 커제와의 대국을 추진했다. 또한, 구글은 지난 6월 중국 온라인 소매업체 JD닷컴에 5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1월에는 중국 베이징에 인공지능(AI) 연구 센터를 열었고, 홍콩에 클라우드용 데이터 센터를 건설 중이다. 중국 내 구글 직원은 700명 이상이다. 여기다 중국 상하이에서 일할 클라우드 분야 고위 경영진을 모집 공고를 올린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중국 정부 포털 갈무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중국 정부 포털 갈무리
구글은 또한 ‘드래곤플라이(Dragonfly)’라는 프로젝트 아래 2017년 봄부터 중국 전용 안드로이드 검색 앱 '마오타이(Maotai)'와 '룽페이(Longfei)'를 개발하고 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 관리와 관련한 만남을 가지면서 프로젝트 진행에 가속도가 붙었다.

인터셉트는 “구글 기밀문서에는 구글의 중국어 검색 앱이 중국 방화벽에 의해 차단된 웹 사이트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걸러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가 검열 대상에 올려둔 영국 BBC 방송과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중국 사용자들이 구글에 접속, 검색해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구글의 중국 시장 재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구글이 중국에서 철수하기 직전인 2007년 중국 검색 시장의 절반 이상인 76%를 중국 현지 업체 바이두가 차지했다. 2018년 현재 바이두의 검색 시장 점유율을 73.8%로 건재하다.

스태티스타는 "중국 내 검색엔진 사용자의 90%는 바이두를 사용한다"며 "사람들은 영어로 검색할 경우에만 구글을 사용하는 등, 구글은 여전히 중국어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고조되는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에 "구글의 중국 전용 검색 앱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단기간에 출시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