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9년 선보일 갤럭시S10은 5G가 아닌 종전 4세대 통신방식을 지원한다. 접어 쓸 수 있는 폴더블폰의 출시도 임박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1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출입기자단을 만났다. 이는 이 자리에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비롯한 스마트폰, 인공지능과 초고속 5G 통신망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긴 여정을 밟아왔다”며 “힘들고 두렵기도 하지만, 이 발자취가 10년 뒤 혜안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 / 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 / 삼성전자 제공
◇ 5G, 인공지능과 스마트 스피커로 ‘초연결시대’ 개막

그는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에서 ‘초연결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TV와 냉장고 등 가전 제품, 스마트폰·스피커 등 스마트 기기가 융합해 사용자 삶의 질을 높일 미래가 곧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이 요지였다.

그 중심에는 데이터를 빠르게 다루는 초고속 5G 통신망, 기기를 서로 연결하고 제어하는 인공지능 및 스마트 스피커가 있다.

고 사장의 시선은 일찌감치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5G로 향했다. 그가 추구하는 초연결시대는 4G 통신망으로 구현하기 어렵다. 10㎳쯤의 지연속도로는 기기간 연결을 보증할 수 없다. 5G 통신망의 지연속도 0.1㎳ 수준은 돼야 개인과 가정, 사무실과 공장, 도시와 국가간을 실시간에 가깝게 연결할 수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삼성전자는 KT와 함께 5G 단말기를 최초 시연했다. 해외에서도 5G 기술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기술의 성과 및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5G 칩셋, 통신망 구축, 스마트폰 개발 등 난제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예정대로 2019년 3월께 5G 스마트폰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단, 고 사장은 차기 갤럭시S시리즈인 갤럭시S10(가칭)에 5G 통신망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기술 도입과 제품 생산 문제도 있고, 제한된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상용화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5G 스마트폰이 나온다고 해서 현행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출시 일정이 바뀌지도 않을 전망이다. 고 사장은 상반기 갤럭시 S 시리즈,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출시된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아버지, 고 사장은 S펜 덕분에 사용자층을 예술가, 사업가 등으로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갤럭시홈, 뉴 빅스비, 폴더블 폰 등 혁신 지속할 것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언팩 현장에 깜짝 등장한 음성인식·인공지능 스마트 스피커 ‘갤럭시홈’은 곧바로 업계 이슈가 됐다. 인공지능 플랫폼 뉴 빅스비를 탑재한 삼성전자 갤럭시홈은 전세계 수천만대 이상의 가전 제품을 클라우드로 엮을 능력을 갖췄다.

삼성전자가 수위의 IT 제품 설계·생산 능력을 갖춘 종합전자회사이기에 뉴 빅스비와 갤럭시홈이 자아낼 시너지는 더 크다.

고 사장은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이 클라우드로 연결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삼성전자 최고급 스마트폰에 설치된 빅스비의 액티브 사용자(매일 한번 이상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는 매달 1500만명쯤으로 알려졌다. 빅스비는 이처럼 많은 사용자에게 개인 과외를 받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자체 조사 결과 뉴 빅스비 발표 후 액티브 사용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의 기대가 크다는 증거다.

초연결시대의 혜택은 삼성전자 제품 사용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뉴 빅스비의 개발자 도구(SDK, Software Development Kit)와 운영체제규칙(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 오픈 플랫폼으로 구축한한다. 고 사장은 개방성과 파트너를 강조하며, 뉴 빅스비가 글로벌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는 여정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갤럭시홈은 어떨까. 고 사장은 갤럭시홈이 스마트 스피커의 기본인 ‘소리’에 강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갤럭시홈에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음향 명가 하만의 조절 기술이 고스란히 녹았다. 하만 고급 브랜드 AKG도 부여된다. 6개 스피커로 360도 음향을 구현하기 위해 공간 확보용 다리가 설치됐고, 본체 아래에는 우퍼 스피커도 탑재됐다.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은 안정감을 더한다.

접는 스마트폰, 일명 ‘폴더블 폰’은 삼성전자 차기 스마트폰이자 혁신의 상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 사장은 이 자리에서 폴더블 폰이 거의 개발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18년간 휴대폰 및 스마트폰 업계에 몸 담아 왔다”며 “‘세계 최초’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고 받아들이며 좋아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폴더블폰은 의미 있는 혁신을 이룰 제품이다”라고 강조하며 “소비자로부터 제대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마무리 작업 중이다”라고 밝혔다.

또 “폴더블폰 이후에도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진화와 혁신을 이어나가겠다”며 “5G와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갤럭시 시리즈의 혁신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IT 제조사에 빼앗긴 시장 점유율에 대해 고 사장은 회복을 낙관했다.

그는 “매달 한번씩 중국을 방문해 현지 책임자와 의견을 나누며 인력 배치, 조직 및 유통망을 정비한다”며 “시간이 걸리겠으나, 전세계 시장 중에서도 규모가 큰 중국에서의 점유율을 반드시 회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