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SWOT] 한국 상륙하는 日 VR…확산 도움 되겠지만 국산 콘텐츠 육성 시급

입력 2018.10.07 06:00

일본 가상현실(VR) 테마파크 VR존에서 운영되던 마리오카트·드래곤볼·건담 등 VR 콘텐츠가 한국에 상륙하며 시험대에 오른다.

드래곤볼VR 소개 영상 일부. / 유튜브 갈무리
현대백화점그룹 산하 IT 전문 기업 현대IT&E는 일본에서 VR존을 운영하는 반다이남코어뮤즈먼트와 10월중 최종 계약하고 어트랙션과 콘텐츠를 확보한다.

현대IT&E는 반다이남코어뮤즈먼트의 VR 콘텐츠를 활용해 2018년 내 서울 강남역 인근에 실내 VR 테마파크 ‘VR 스테이션’을 연다. 이후 현대백화점 현대아웃렛과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광역상권에 2020년까지 VR 스테이션을 10곳 이상으로 늘린다.

반다이남코어뮤즈먼트는 일본 도쿄 신주쿠와 오사카 우메다 등 대도시 중심지에 VR존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VR존의 차별화 포인트는 ‘에반게리온’, ‘건담’, ‘보톰즈’, ‘드래곤볼’ 등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VR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만큼, 국내 VR 업계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 강점(Strength)…드래곤볼·에반게리온 등 인기 만화로 차별화 이뤄내

한국에 상륙할 VR존 콘텐츠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만화·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국내 VR테마파크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콘텐츠다.

드래곤볼을 바탕으로 만든 ‘드래곤볼VR 마스터 더 카메하메파’는 비록 가상 세계지만 자신의 손으로 만화 속에서만 보던 ‘에네르기파(카메하메파)’를 직접 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닌텐도의 인기 게임 ‘마리오카트’를 소재로 만든 ‘마리오카트 VR’의 경우 핸들 조작은 물론, 사용자가 직접 손으로 무기를 던져 상대방을 공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반게리온’, ‘공각기동대’, ‘건담’, ‘고지라’를 소재로 만든 VR어트랙션은 이미 해당 작품을 본 탑승자에게 만화 작품 속 세상으로 몰입시키는 힘을 더해준다.

VR존은 일본에서 ‘국민게임’으로 칭송 받던 ‘드래곤퀘스트’ 를 소재로 한 VR 어트랙션도 선보였다.

‘드래곤퀘스트 VR’은 게임 참가자가 드래곤퀘스트의 세계를 모험하며 몬스터와 배틀을 벌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는 머리에 VR헤드셋을 쓰고 백팩 형태의 고성능 컴퓨터를 등에 메고 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간다.

드래곤퀘스트 세상의 땅을 밟은 참가자는 직접 자신의 발로 걸어 세계를 탐험하고 검과 방패 역할을 하는 콘트롤러를 휘둘러 몬스터를 물리친다. 인기 콘텐츠에 최신 VR 기술을 접목한 것이 체험자의 재미와 만족도를 높인다.

반다이남코가 성공을 거둔 데는 VR 기기와 기술이 동반 발전한 영향이 크다. 소비자에게 VR 공간을 보여주는 HMD의 화질이 선명해졌고, 실감 반응을 돕는 콘트롤러가 나왔다. 여기에 사용자에게 익숙한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배경 등이 더해지며 시너지가 났다.

◇ 약점(Weakness)…일본에서 성공했다고 한국에서 잘 된다는 보장은 없어

VR존은 일본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해당 콘텐츠가 한국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한국 대중에게 친숙한 일본 인기 만화 콘텐츠로 기존 VR테마파크 및 VR어트랙션과 차별화를 꾀할 수는 있다.

VR존 콘텐츠가 국내 안착되려면 ‘현지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점은 전 세계 게임 콘텐츠를 공급하는 반다이남코 그룹이 더 잘 알고 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국내 VR업계 시선이다.

다만 이용료 면에서 기존 국내 VR테마파크 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 반다이남코어뮤즈먼트는 일본 현지에서 VR존 이용료를 테마파크 자유이용권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원데이 티켓’ 기준 4400엔(4만4000원)이다.

한국에서는 일본보다 이용료가 저렴해지는 대신 캐릭터 상품 및 음식 판매로 객단가를 충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기회(Opportunity)…경쟁 상대의 등장으로 VR콘텐츠 토양 갖춰질 것으로 기대

일본의 인기 VR콘텐츠 상륙은 한국 VR콘텐츠 업계에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상대가 있는 만큼 양질의 콘텐츠가 만들어질 토대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VR업계 시각이다.

VR 테마파크 모객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VR존을 만든 코야마 준이치로(小山順一朗)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AM사업부 프로듀서에 따르면 VR존의 주요 고객은 47~60%는 ‘여성’이며, 전체 이용객 중 90%는 VR을 체험해 보지 못했거나 VR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또, VR기술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층은 테마파크 재이용률이 낮다.

반면, 여성의 경우 어떤 특별한 경험에 돈을 아끼지 않는 케이스가 많고, 여성을 따라 남성도 함께 오는 경향이 많아 매출에 도움이 된다. 또, 여성 이용자는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홍보 면에서도 유리하다.

◇ 위협(Threat)…웹툰 등 세계적인 국산 콘텐츠 육성 시급

VR존의 콘텐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지만, 한국에서는 내세울 만한 콘텐츠 소재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비브스튜디오스 등 국내 VR콘텐츠 제작사는 VR영화로 선보인 ‘볼트(VOLT)’를 최근 웹툰으로 선보이는 등 작품의 세계관 확장에 노력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당장 맞붙어 경쟁하기에는 대중 인지도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

인기 국산 VR 콘텐츠 탄생에는 국내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등 콘텐츠 육성과 이를 토대로 한 기술 융합이 필요하다. 현대IT&E 역시 국내 중소 VR콘텐츠 업체와 협업해 자체 콘텐츠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VR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VR콘텐츠 업계는 중소업체가 많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웹툰 등 지식재산권 등을 기반으로 착실히 다채로운 콘텐츠를 쌓아가면서 천천히 경쟁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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