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선보인 로욜(Royole)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되지만, 회사가 선보인 제품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로욜이 선보인 플렉스파이(FlexPai). / 로욜 홈페이지 갈무리
로욜이 선보인 플렉스파이(FlexPai). / 로욜 홈페이지 갈무리
10월 31일(현지시각)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스타트업 로욜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폴더블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출시했다. 플렉스파이 공개 후 단말기 스펙과 주요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다.

◇ 최초의 접는 폰, 어떻게 생겼나

플렉스파이를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크기는 7.8인치로 일반 태블릿 크기와 비슷하다. 접었을 때 크기는 4인치로 지금은 단종된 아이폰SE의 화면 크기와 같다.

디스플레이를 접으면 장치의 전면, 후면, 접히는 부분 등에 총 3개의 화면이 나타난다. 가운데 화면은 엣지 디스플레이를 연상케 한다.

플렉스파이의 두께는 7.6mm다. 10월 출시된 LG전자 LG V40 씽큐와 같다. 하지만 반으로 접었을 때 두께는 15.2mm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두께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시리즈를 썼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에 장착되는 칩이다. 배터리 용량은 3800mAh로 일반 프리미엄 폰 수준과 비슷하다. 디스플레이가 크기가 큰 만큼 실 사용시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안정적 인폴딩아닌, 아웃폴딩 모험 택한 이유는?

플렉스파이는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 아닌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을 택했다. 이는 화웨이, 삼성전자와 다른 전략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예상 이미지. / TechConfigurations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삼성전자 폴더블폰 예상 이미지. / TechConfigurations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삼성전자는 기획 단계에서 인폴딩과 아웃폴딩 중 많은 고민을 한 끝에 결국 인폴딩 방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아웃폴딩 방식이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웃폴딩 방식은 디스플레이가 계속 외부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내구성 문제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는 두 방식의 시제품은 모두 개발 해놓은 상태지만, 인폴딩 방식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열린 CES 2018에서 비공개적으로 아웃폴딩과 인폴딩 방식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2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18에서 "아웃폴딩 기술은 수행하기가 어려워 아직 시장에 내놓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로욜이 아웃폴딩 방식을 택한 것은 폴더블폰 개발에 앞장섰던 삼성전자와 화웨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다.

플렉스파이의 가격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예상 출고가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놓을 폴더블폰의 가격은 17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렉스파이 가격은 8999위안(147만원)부터 시작된다.

◇ 스마트폰 판매 경험 전무, 사용자환경(UX) ‘과제'

로욜이 세계 최초 폴더블폰 출시라는 과업은 달성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욜은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스타트업으로 현재까지 스마트폰 제조 및 유통 경험 없다.

자체 개발 운영체제가 탑재된 로욜의 플렉스파이. / 로욜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자체 개발 운영체제가 탑재된 로욜의 플렉스파이. / 로욜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플렉스파이를 보며 UX(사용자환경)이 불편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같이 흔히 쓰이는 운영체제(OS)가 아닌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BBC를 비롯한 일부 외신은 로욜이 폴더블폰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수 있는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BBC는 업계 소식통의 말을 빌려 "로욜은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선전하기 위해 수년간 다양한 홍보활동을 해왔다"며 "플렉스 파이 역시 또 다른 묘기일 것이다"라고 혹평했다.

실제로 로욜은 월드컵 축구가 열릴 당시 세계 최초로 고화질 풀(Full)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자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로욜의 이번 깜짝 발표가 스마트폰 제조사로서의 변환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자사 디스플레이 기술을 홍보하기 전략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로욜은 2012년 설립된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화웨이 등 기업과 비교해 인지도가 낮다.

하지만 설립 6년 만에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선전을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다. 로욜은 미국의 아이비리그 스탠퍼드 공대 졸업생들이 졸업한 후 창업한 회사다. 창업자 빌 리우(CEO)는 2017년 세계 경제포럼이 주목한 젊은 리더의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