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금융 당국이 은행과 증권사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 8배에 해당하는 돈을 손실 보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위스 금융 당국이 가상화폐를 헤지펀드 정도의 위험을 가진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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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각) 스위스 매체 스위스인포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금융감독청(FINMA)은 스위스 회계, 감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단체인 '엑스퍼트 스위스(EXPERTsuisse)'에 보낸 비공개 서한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해당 서한에서 FINMA는 "최근 암호자산(cryptoassets)을 다루고 있는 은행, 증권 딜러 등으로부터 자본 적정성, 위험 분배, 단기 유동성 비율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암호자산 리스크를 감안할 때 투자액의 800%를 위험 가중치로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FINMA 권고 사항에 따르면 현재 6000달러에 거래되는 비트코인 1개를 취급하는 은행이나 증권사는 해당 금액의 8배에 달하는 4만8000달러(5400만원)이상의 자본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앞서 FINMA는 지난 2월 토큰 유형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당시 FINMA는 증권형 토큰(자산형 토큰, 시큐리티 토큰)을 채권이나 지분권 같은 권리를 가진 증권으로 간주해 금융시장법에 따라 토큰 발행시, 증권 신고서를 발행하도록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FINMA의 지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추세다.

스위스인포는 "바젤위원회가 11월 26~27일 열릴 예정"이라며 "FINMA는 국제 규정이 설정될 때까지 암호화폐 손실 보전금에 대한 공개 성명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