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이 130년 만에 새로 정의된다. 물질의 양을 다루는 단위 몰(mol), 전류 단위 암페어(A), 절대온도 단위 캘빈(K)도 수정된다.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는 1889년 정의한 질량의 국제 표준을 새롭게 바꾸는 안을 의결한다.

1㎏은 그동안 ‘르그랑K’라는 원기의 질량을 기준으로 했다. 이 원기는 높이·지름 각각 39㎜에 백금 90%와 이리듐 10%로 구성된 물체로 1㎏의 국제 기준으로 정해진 뒤 유리관에 담겨 파리 인근 국제도량형국(BIPM) 지하 금고에 보관돼 있다.

파리 인근 국제도량형국 지하 금고에 보관된 1㎏의 국제 기준 원기. / 국제도량형국 제공
파리 인근 국제도량형국 지하 금고에 보관된 1㎏의 국제 기준 원기. / 국제도량형국 제공
하지만, 100년 이상 시간이 지나면서 이 원기의 무게가 100만분의 1그램(g)쯤 가벼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에서는 무의미할 정도의 차이지만, 의약품 등 미세한 질량 차이가 큰 변수가 되는 산업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질량의 정의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상수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량학계는 그 대안으로 물리 상수 중 하나인 ‘플랑크 상수(h)'를 도입하자는 안을 내놨다. 플랑크 상수는 양자역학에서 기본이 되는 상수로 단위 차원이 질량·길이·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이용해 변하지 않는 질량의 기준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날 총회에서는 질량 외에도 몰, A, K 단위도 플랑크 상수처럼 변하지 않는 아보가드로수, 기본 전하, 볼츠만 상수를 이용해 다시 정의하기로 했다.

7개의 주요 국제단위계(SI) 중 이미 변하지 않은 값을 중심으로 재정의한 길이(m), 시간(s), 광도(cd)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단위가 한꺼번에 바뀌는 것은 1960년 국제단위계가 제정된 이후 처음이다.

한편, 각 단위의 재정의 안건이 통과되면 2019년 5월20일 세계 측정의 날(WMD)부터 세계 산업계와 학계에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