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의 4차산업혁명] ‘남북 4차 산업혁명 협력 특구’ 추진해야

  •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입력 2018.12.05 16:26

    북한과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과학기술과 정보과학통신(ICT), 즉 4차 산업혁명 분야는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망 분야다. 필자는 남북이 4차 산업혁명 분야 공동 대응을 위해 ‘남북 4차 산업혁명 협력 특구’ 추진을 제안하며, 협력 분야와 추진 지역을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는 최근 15년 동안 북한 IT를 연구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4차 산업혁명과 북한’이라는 책(공저)을 발간했다.

    필자가 그동안 연구한 경험과 탈북자 인터뷰 등을 통해 축적한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남북 4차 산업혁명 협력 특구’ 추진 분야와 지역을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 등을 통해 약식으로 도출한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가 선정한 4차 산업혁명 분야는 13개 분야이며, 이는 4개 부문으로 묶을 수 있다. 먼저 지능화 인프라 부문에는 빅데이터, 차세대통신, 인공지능 등 3개 분야가 포함된다. 이를 ‘남북 4차 산업혁명 협력 특구 Ⅰ’(남북 지능화 인프라 협력 특구)라고 하고, 이는 신의주의 국제경제지대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신의주는 중국과 인접한 곳으로 중국투자 유입이 쉽고, 남북한의 ICT가 결합해 새로운 기술 창출 및 타 산업으로 파생되는 대규모 공업단지가 건설될 수 있는 지리적 강점이 있다.

    반면, 인프라가 미흡해 IT 단지 조성 시 많은 자본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의주-서울 도로, 철도(고속철도) 건설 시 서울에서도 출퇴근할 수 있지만, 통일이 되지 않을 때에는 장기적으로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신의주는 중국의 IT 밸리로 불리는 선전과 유사한 지역으로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 특히, 남북 및 중국 IT 부문의 경제협력을 통해 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할 특허권 등 새로운 기술을 창출해 IT 관련 산업을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기회 요인이다.

    스마트 이동체 부문에는 자율주행차와 드론(무인기) 등 2개 분야가 포함된다. ‘남북 4차 산업혁명 협력 특구 Ⅱ’(남북 스마트 이동체 협력 특구)는 원산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자율주행차와 드론을 통해 해안도로를 이용한 관광 산업과도 연계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융합서비스 부문으로 맞춤형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가상·증강현실, 지능형 로봇 등 4개 분야를 포함할 수 있다. ‘남북 4차 산업혁명 협력 특구 Ⅲ’(남북 융합서비스 협력 특구)는 평양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평양에는 북한 최고의 공학 및 IT 명문대학인 김책공업종합대학(김책공대)이 있으며, 이 대학은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와 오랫동안 교류해 왔다.

    필자는 대학원생들을 인솔해 시러큐스대학교를 방문, 담당 교수로부터 북한과의 교류에 대한 강의를 듣기도 했다. 김책공대 학생들은 코드쉐프라는 세계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했다. 스마트시티는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북한에 도시문제가 있는 곳은 평양뿐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 시티를 포함한 융합서비스 부분은 평양에서 추진하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네 번째는 산업기반 부문으로 지능형 반도체, 첨단소재, 혁신 신약, 신재생에너지 등 4개 분야가 포함된다. ‘남북 4차 산업혁명 협력 특구 Ⅳ’(남북 산업기반 협력 특구)는 함흥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함흥은 평양직할시, 남포 특별시에 이어 북한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필자는 흥남과 함흥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함흥에는 함흥의학대학, 함흥 약학대학, 함흥화학공업대학, 함흥사범대학 등 좋은 대학들이 있다. 함흥 약학대학 약제학부와 정보처리학부는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함흥에는 반도체와 소재(화공) 및 신약(의학, 약학) 관련 분야 좋은 대학이 있어 관련 인력 조달과 산학협력이 가능하다.

    북한과의 협력 사업 추진은 그 시기 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한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진행할 수가 없다.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희망을 갖고 준비하고 노력하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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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남 교수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고려대 경영정보시스템(MIS) 석사, 성균관대 경영정보(MIS) 박사 과정을 거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학박사, 북한대학원 북한학박사(북한 IT전공)를 수료했으며 동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매일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속가능과학회 2대 회장(2012~2013)과 한국생산성학회 33대 회장(2018)을 역임했다. 웹발전연구소 대표,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 감사, 동북아공동체ICT포럼(통일IT포럼) 감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