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블록체인과 핀테크] 전문가가 말하는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의 장점과 미래는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8.12.06 16:36

    지난 칼럼을 통해 최근 화제로 떠오른 탄소배출권과 블록체인 이야기를 다뤘다. 마지막 순서는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플랫폼의 의의’인데, 이 이야기를 하기 전 많이 고민했다.

    필자는 블록체인 기술 및 환경 전문가가 아니다.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플랫폼은 필자의 전문 분야인 금융과 거리가 멀다. 이에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정순혁 CCET(공인 탄소배출권 거래, Certified Carbon Emission Transaction)이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자문을 구한 후 필자의 의견을 더해 칼럼을 쓸 생각이었는데, 정순혁 CCET 이사의 자문을 찬찬히 읽어보니 내용이 좋았다. 여기에 사족을 붙이는 것은 좋은 콘텐츠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단, 원문을 칼럼 형식을 빌어 내보낸다. 정 이사에게 감사한다.

    ※이하 정순혁 CCET 이사의 자문 내용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플랫폼의 긍정적 역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환경(environment)은 공공재(public goods)’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공공재란 ‘소비의 비(非)경쟁성(non-rivalness)과 비배제성(non-excludability)’, 두가지 특징을 갖는 재화나 서비스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공공재 ‘환경’은 누구도 소유하거나 무시하고 살 수 없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라는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공공재’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따라서 환경 관련 제도와 정책, 기술은 대중의 공감을 전제로 사회적 이익에도 부합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탄소배출 거래 메커니즘이 가진 주요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가 저탄소사회(Low carbon society)로 나아갈 때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핵심적인 순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파리협약 제6조 (Paris Agreement Article 6)에 언급된 탄소거래 시스템의 주요 문제는 ▲환경건전성(environmental integrity) 확보 ▲더블카운팅(Double Counting) ▲측정보고인증(MRV, Monitoring·Reporting·Verification) 프로세스 개선 등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블록체인의 장점인 ‘투명하고 조작 불가능한 분산원장’에서 찾을 수 있다. 복잡한데다 불확실하기까지 한 탄소배출권 생산, 인증 및 거래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플랫폼은 개인·사회·국가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먼저 개인에게는 일자리 및 새로운 경제수익 창출 기회라는 의미를 준다. 에너지를 사용할 때 일어나는 탄소배출 측정보고인증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려면, 블록체인 기반인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이 때 빅데이터, 핀테크와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능력 있는 개발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줄 수 있다. 개인이 탄소배출권 생산자로 시장에 참여, 경제수익을 만들 기회도 생긴다.

    사회는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통한 에너지 그리드 믹스 (energy grid mix)개선, 공기 질(Air Quality) 향상 등 중장기 국가 발전전략의 축으로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탄소배출 측정보고인증 시스템을 활용하면 국가별 탄소배출량 저감목표(NDC, 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를 달성할 수단도 늘릴 수 있다.

    이 장점은 국가 단위로 확장할 수 있다. 국가별 탄소배출권 획득 및 거래과정을 블록체인으로 투명화하면, UNFCCC의 배출권 일렬번호체계(International Transaction Log, ITL) 및 국가간 탄소배출 회계원칙 ITMOs(Internationally Transferred Mitigation Outcomes)을 개선할 수 있다. 범지구적 탄소시장 및 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만능열쇠가 아니다. 하지만, 사회가 블록체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또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가능성은 무한해진다.

    물론, 아직 불안정한 기술과 부정적인 사회인식, 자금세탁 위험과 관련 법규 및 정책 부재 등 블록체인이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그렇더라도 블록체인의 사회적 순기능을 구현한다면 위험을 족히 상쇄수 있을 것이다.

    기술은 때로 우리 예측을 훨씬 뛰어넘어 삶의 전반적 변화를 이끈다. 블록체인이 범지구적인 저탄소사회(Low Carbon Society)로의 전환 과정에서 필수 요소로 작용한다면, 우리의 예측보다 더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대체투자입니다. 현재는 중소기업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우베멘토의 리서치 자문과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하여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