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의 절치부심 느껴진 SUV 팰리세이드

입력 2018.12.12 14:31

현대자동차가 회사의 새 전략차종으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내놨다. 출시 이전부터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팰리세이드를 경기 용인 일대에서 시승했다.

◇ 현대차 기조 따르면서도 참신한 디자인…헤드램프는 세 개의 눈

현대차가 시승차로 준비한 팰리세이드는 디젤 2.2리터 풀옵션 차량이다. 디자인은 현대차의 디자인 상징인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용광로에서 쇳물이 흘러 나오는 모양을 형상화) 주변을 두꺼운 크롬 라인을 두른 것이 눈에 띈다.

그릴의 좌우로는 독특한 형태의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가 자리한다. 세로로 긴 주간주행등은 크게 세 덩어리로 구분되는데, 두 덩어리로 구성된 미국 판매 버전과 비교하면 상단과 하단 주간주행등 사이에 작은 램프 하나가 더 들어갔다. 이는 국내 법규(복수 주간주행등 사이 거리는 6㎝ 이내)를 맞추기 위함이지만, 디자인적으로 아름답다. 현대차 디자인센터는 이 디자인을 가리켜 ‘악어의 눈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 / 박진우 기자
앞쪽에서 뒤쪽으로 흐르면서 측면에 존재감을 부여한 굵은 선은 SUV 특유의 강인함이 느껴진다. 바퀴를 둘러싼 휠 아치도 볼륨이 상당하다. 후면 역시 세로형 램프로 전면과 통일감을 줬다.

실내는 수평 기조를 유지한다. 고급스러움을 내는 동시에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10.2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에 표현하는 정보는 꽤나 다양하다. 시승 당시의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표시했다.

전자식 기어 버튼은 제네시스나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서 적용했던 것들이다. 현대차 볼륨 모델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간활용성에 무게를 둔 선택이다. 앞으로 다른 차급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곳곳의 소재 질감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플랫폼을 싼타페와 공유하지만 싼파테에 비해 널찍한 실내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실내 공간성을 가늠짓는 각종 수치들도 동급 최대 수준이다. 다만 3열의 경우 약간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성인 남자가 앉기에는 다소 무릎이 닿는다. 2열의 앞뒤 위치를 변경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겠으나, 한계도 엿보였다.

◇ 주력 2.2리터 디젤엔진…차급 무시하는 여유로운 주행

시승차에 올라간 2.2리터 디젤엔진은 싼타페 등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차종에 적용 중인 모델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한 팰리세이드의 동력계는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를 낸다. 현대차의 전자식 네바퀴굴림 시스템 H트랙과 20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무게는 2020㎏ 해당 차종의 연비는 복합 11.5㎞/L다.

시동을 걸자 낮은 엔진음이 들려온다. 정차 상태에서 소음과 진동이 최대한 억제됐다. 여러 흡차음재는 물론이고,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의 주파수를 파악해 반대 주파수로 상쇄하는 기술이 들어갔다. 주행 중에도 이 정숙성이 유지된다.

. / 현대차 제공
무게가 경쟁차 대비 가볍지만 전체적으로 차급에 어울리는 묵직함을 갖췄다. 혹여 팰리세이드가 지나치게 가벼운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은 기우였다. 주행감각 역시 단단하게 마무리됐다. 보통 단단한 하체 세팅은 반대로 승차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현대차의 서스펜션 세팅 능력을 이제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순발력이라고도 표현하는 디젤 특유의 토크 덕분에 가속은 매끄럽게, 또 힘차게 이뤄진다. 속도를 올려 붙여도 큰 차인데다, 소음·진동이 낮아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크지 않다. 운전자의 기분상 조금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가감속에 여유가 느껴진다. 다만 가솔린 대비 다소 낮은 출력은 속도를 유지하는데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디젤과 함께 준비된 3.8리터 가솔린엔진에서는 출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큰 차체임에도 고속주행 안정성은 엄지를 들어올릴만하다. 개성 뚜렷한 움직임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팰리세이드의 개발 콘셉트는 ‘주행’이 아니다. 가족 모두가 편안히 이동할 수 있는 대형 SUV라는 점에서 개발 콘셉트에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제동력도 훌륭하다. 운전자의 제동 습관에 따라 마음이 가는대로 조절이 가능하다.

◇ 다양한 주행모드…정교하게 작동하는 ADAS

팰리세이드는 다양한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컴포트(일반), 에코(연비), 스포트(고속), 스마트(운전자 습관) 등 기본적인 온로드 주행모드 외에도 오프로드용으로 스노우(눈길), 머드(진흙), 샌드(모래)를 지원한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은 기어버튼 옆 주행모드 다이얼 중앙 버튼으로 오고갈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를 지원하는 스마트크루즈콘트롤은 최근 현대차에 장착된 것을 경험해보면 모두 평균 이상의 수준을 보여준다. 직선, 곡선에서 모두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능력이 뛰어나고, 앞차나 갑자기 끼어드는 차가 발생할 경우 반응이 빠르다. 고속도로 제한속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도 좋다.

. / 현대차 제공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부분자율주행으로 달리다보면 수십초 뒤에 운전대를 잡으라는 메시지가 뜬다. 보통 다른차들이 15초 이내에 메시지를 띄우는 것에 비해 비교적 많은 거리와 시간에서 ‘자율주행’이 이뤄진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현대차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일본차가 소극적인 것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물론 100% 안전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서 운전자 주의는 여전히 필요하다.

◇ 높은 가격경쟁력…시장 평정할까?

11월 29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팰리세이드는 11일 공식출시일까지 총 2만여대의 사전계약량을 기록했다. 실제 판매량이 아니라는 점에서 확대해석은 곤란하지만 일단 초기 반응은 전작인 베라크루즈나 맥스크루즈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에 기인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팰리세이드의 가격은 3475만~4177만원으로 한급 아래인 싼타페와도 직접 경쟁이 가능할 정도다. 물론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각종 옵션을 포함하면 4900만원까지 오르지만, 최근 기본형의 옵션품목도 충실하다는 점을 비춰본다면 시장의 고평가가 당연해 보인다.

따라서 국산차는 물론이고, 수입차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격 대비 가치로 비교했을 때 팰리세이드의 장점이 분명해서다. 특히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포드 익스플로러의 상당수 소비자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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