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두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유럽으로 번졌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를 기점으로 ‘反화웨이’에 앞장선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독일과 프랑스도 공식 배제 방침을 결정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전 세계가 화웨이에 문을 쾅 닫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화웨이가 유럽 핵심 시장인 프랑스와 독일의 사용 배제로 타격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 / IT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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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 ‘오랑주’는 이날 자국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최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도 12일 화웨이 장비 배제를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도이체텔레콤의 이같은 입장은 미국 이통업계 3·4위 업체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의 모회사다. 현재 미 연방정부는 합병 승인에 앞서 국가안보 위해 여부를 심사 중이다. 심사 항목에는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도 화웨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보안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은 중동·아프리카와 함께 화웨이의 총 매출 중 27%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이번 유럽발 소식은 화웨이에 상당한 충격을 줄 전망이다.

화웨이 장비 배제 움직임은 전 세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의 스프린트 지분 85%를 보유한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현재 사용 중인 화웨이 장비를 단계적으로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미국 동맹인 뉴질랜드와 호주도 자국 통신회사가 화웨이의 5G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도 통신그룹 BT가 5G 모바일 네트워크의 핵심 장비를 화웨이에서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화웨이는 최근 일본과 영국에서 자사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14일 화웨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정부 및 주요 이동통신사 모두 화웨이를 배제한다고 발언한 바 없다"며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BT) 역시 5G에서 화웨이는 중요한 장비 제공 업체이자 소중한 혁신 파트너로서 앞으로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