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도시바, 도요타 등은 일본 기업으로 인식이 되지만, 상당수 소비자는 너무 익숙한 나머지 일본 기업이라고 인식을 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 / 린나이 갈무리
. / 린나이 갈무리
일제강점기 역사로 인해 반일 감정이 적지 않은 한국 특성상 소비자는 일본 기업을 달갑지 않게 본다. 업계에서는 일본 기업이 국내 소비자에게 일본계 기업으로 이미지가 각인되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는 후문도 나온다.

◇ 가스가전 대중화와 함께 익숙해진 이름 ‘린나이'

일본 기업인 린나이는 한국 기업으로 오해받는 회사 중 하나다. 린나이는 한국 보일러 시장에서 경동나비엔, 귀뚜라미와 함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보일러 3강으로 불린다.

린나이는 1950년 설립된 일본 가스기기 전문업체다. 2017년 기준 린나이 코퍼레이션 등 일본 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처음에는 1974년 일본 린나이와 합작을 통해 만든 회사였다. 하지만 2009년 경영 악화로 일본 린나이에 지분 대부분을 매각한 후 완전한 일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린나이는 다양한 국가에서 제품을 판매하지만, 특히 한국 시장을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린나이코리아는 도시가스나 보일러 난방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1970년대초 국내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린나이는 오랜 기간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탓에 국내 소비자가 보일러나 가스레인지를 구매할 때 고민하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 데상트코리아, 국내 롱패딩·골프의류 열풍타고 매출 훈풍

데상트는 이름만 들었을 때 프랑스 기업으로 착각할 수 있겠지만, 1935년 일본에서 설립된 스포츠 브랜드다. 르꼬끄와 먼싱웨어 역시 데상트의 브랜드다.

데상트 신발 R&D센터. /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제공
데상트 신발 R&D센터. /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제공
데상트는 한국 론칭 5년 만에 일본 매출을 추월할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데상트코리아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두자릿수 이상씩 성장을 이뤄내고 있으며 16년 연속 매출 성장을 이뤄내며 매출 1조원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데상트코리아는 일본 본사로부터 글로벌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데상트는 2018년 10월 부산에 세계최대 규모 신발 R&D센터인 ‘DISC’를 개관했다.

업계에서는 데상트의 인기 비결을 아웃도어와 에슬레저룩 열풍과 골프의류 인기 상승 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ABC마트 日 본사, 한국서 챙기는 배당금·로열티만 100억원 훌쩍

신발 편집숍 브랜드 ABC마트도 사실상 일본 소유의 회사다. 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일본 법인과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2002년 국내에 압구정 1호점으로 시작할 때는 한일 합작사였지만 이후 일본 본사가 점차 지분을 늘리며 결국 일본 본사 소유가 됐다.

국내 진출 이후 빠른 성장을 이어가며 2017년 매출 4700억원을 올리는 등 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 계속해서 매장수를 늘려가고 있다. 2018년 8월 리뉴얼 오픈한 강남점에서는 오픈 첫 주말 매출 2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ABC마트 강남점. / 에이비씨마트코리아 제공
ABC마트 강남점. / 에이비씨마트코리아 제공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만큼 일본 본사에서 챙겨가는 로열티와 배당금도 만만찮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2017년 일본 본사에 로열티 명목으로 78억원을 지급했다. 2017년 본사에 지급된 배당금은 68억원이다. 2017년 한해에만 총 146억원이 일본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 국내 대기업과 합작통해 자연스럽게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대기업들과 합작사를 만들어 국내 시장에 진출한 사례도 적지 않다.

LG유니참은 LG생활건강과 유니참의 합작사로 생리대, 기저귀 등을 판매한다. LG생활건강이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지류용품회사 유니참이 51%의 지분을 갖고 있다. LG라는 이름이 앞에 있다 보니 소비자들은 LG그룹의 계열사로 착각하기도 한다.

비트, 참그린, 아이깨끗해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CJ라이온(현 라이온코리아)도 CJ그룹 계열사라는 오해를 받았다. 하지만 일본법인 라이온 코퍼레이션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CJ올리브네트웍스는 1%만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일본 기업이었다. 라이온은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일본의 생활화학제품 전문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