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발행할 움직임을 보인다. 페이스북은 2018년 5월 블록체인 전담팀을 신설했다. 여기에 자회사 왓츠앱을 이용한 암호화폐 송금 서비스 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이 25억명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페이스북 조직 개편도. / 리코드 갈무리
페이스북 조직 개편도. / 리코드 갈무리
11일 블룸버그,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메시지 서비스 왓츠앱의 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페이스북은 자사 메시지 서비스에 기반한 송금 서비스를 2020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페이팔, 벤모(모바일 결제 서비스), 왓츠앱 등 메시지 전달 시스템에 있는 연락처만으로 돈을 주고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분석했다. 메시지 서비스 연락망만 있으면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 중이란 이야기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경우 25억명의 사용자는 잠재 고객군이 된다. 여기에 왓츠앱 사용자는 15억명이다. 인도에서만 2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왓츠앱이 선보인 송금 서비스는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7년 한 해동안 인도에서 왓츠앱으로 오간 금액은 690억달러(78조2800억원)에 이른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창업 15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하며 블록체인 전담팀을 신설하고, 메신저 사업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마커스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데이비드 마커스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팔 회장 출신으로 2017년 12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이사회에 가입한 인물이다. 그가 지난해 8월 코인베이스 이사회를 떠나자, 업계에선 페이스북이 펼칠 블록체인 사업과 코인베이스 이익이 상충할 것을 염려한 사전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5월만 해도 페이스북 내 블록체인 전담팀 구성원은 12명 미만이었다. 하지만 현재 블록체인 전담팀 인원은 4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페이스북은 또 블록체인 관련 채용 공고를 내고 인력 충원에 들어갔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페이스북이 플랫폼 전반에 사용될 암호화폐 작업에 들어갔다"며 "페이스북은 블록체인 조직을 포함해 20개 분야의 채용 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다만, 소셜미디어 업체가 암호화폐 사업을 하기에는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NYT는 "비트코인이 주류가 되지 못한 것처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자는 규제, 기술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