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조직은 ‘재즈 밴드'다”

입력 2019.04.02 21:08 | 수정 2019.04.02 21:13

2008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전세계 디지털 음원 시장을 평정한 스포티파이는 세계적으로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공룡 기업이다. 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40% 점유율을 차지한다. 음악시장에서 스포티파이는 구세주 같은 존재다. 저작자인 음악인을 우대하는 수익배분 정책 때문이다. 이런 스포티파이는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어떠할까.

2일 경기도 판교 네이버 본사에서는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행사가 열렸다. 네이버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함께 주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거나 혁신을 이끈 스타트업을 이끈 이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한 자리다.

스포티파이는 2006년 다니엘 에크(Daniel Ek)가 스웨덴에서 만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다. 전 세계 79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한국에서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가총액만 250억달러(28조4250억원)에 달하는,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다. 전 세계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억700만명에 달하며, 이중 유료 가입자만 1억명이다.

백원희 스포티파이 유저리서처가 2일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9’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IT조선
백원희 스포티파이 유저 리서처(User Researcher)는 이날 발표에서 스포티파이가 전세계 1위 음원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로 구성원 창의력을 충분히 이끌어내는 조직 구조에 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구성원들이 유동적으로 뭉쳤다가 흩어지는 조직 구조다.

그는 "스포티파이(Spotify) 사내 문화는 ‘재즈 밴드'와 비슷하다"며 "재즈음악은 밴드를 구성하는 모든 악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면서도, 악기 별 특색을 잃지 않는 매력이 있다. 스포티파이도 비슷하다. 구성원 개성은 존중하되 전체 방향은 조화를 이루는 걸 추구한다"고 말했다.

스포티파이 조직구조에서 가장 작은 조직은 ‘스쿼드(Squad)’다. 스쿼드에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등 다양한 업무 담당자가 한데 모여있다. 스쿼드 조직 7개가 모이면 ‘트라이브(Tribe)’가 되며, 트라이브가 모이면 얼라이언스(Alliance)’가 된다.

한 트라이브 안에는 디자이너 7명이 모이는데 이렇게 트라이브 내에 한 직군의 여러 명이 모인 그룹은 길드(Guild)라고 지칭한다. 스쿼드 단위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다가, 디자인에 논의가 필요하면 디자이너 길드 구성원끼리 모인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성원끼리 논의한 뒤 결과를 신속하게 반영하는 게 가능하다.

스쿼드와 트라이브, 얼라이언스 등으로 구성된 스포티파이 조직 구조./ IT조선
백원희 씨는 "각 스쿼드에는 리더가 없어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며 "다른 팀에 굳이 요청하지 않고도 각종 업데이트를 조직 별로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조직 구조가 유동적이고 자율성이 높으면, 조직 전체가 한 방향으로 가기 힘들지 않을까. 스포티파이는 그렇지 않다고 백원희씨는 설명했다.

백원희씨는 "스포티파이의 또 다른 혁신 비결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구성원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을 투명하게 공유한다"며 "어떤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 사항이며, 누가 어떤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인지 등 모든 정보를 공개하므로 그 방향대로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맞춰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스포티파이는 각자 다른 업무를 맡은 조직원 간 협업이 긴밀하다. 백씨가 스포티파이에서 맡은 유저리서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와 주로 긴밀하게 소통하는 업무다. 유저 리서처는 이용자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대체로 유저 인터뷰 등 현장 조사를 통한 정성적 정보를 수집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 패턴을 찾아내서 서비스 개선 방향을 제안하면, 유저 리서처가 현장에서 이용자와 만나 방향이 맞는지 점검한다. 반대로 유저 리서처가 현장 이용자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찾은 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렇게 두 업무 담당자 간 협업으로 인사이트를 끌어내고 제품 개선 방향을 결정한다.

이외에도 스포티파이 내 유동적인 조직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배경엔 스웨덴 특유의 ‘피카'라는 조직 문화도 한 몫한다. 스웨덴어로 피카(Fika)는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를 의미한다. 스포티파이에서는 노트북 없이 가볍게 동료와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을 사내 공식 업무 시간으로 정해놓았다.

백원희씨는 "피카도 업무 일부라 주로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 피카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며 "동료들과 업무와 무관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공동체적 의식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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