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5G 시대를 맞아 군심(軍心) 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군 장병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 제도가 모든 병사로 확대됐고, 5G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군사 훈련이 가능해졌다. 기업과 개인간 거래(B2C)는 물론 기업간 거래(B2B)까지 군이 이통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셈이다.

SK텔레콤 모델이 군 병사 통신혜택을 위한 신규 상품인 ‘0히어로’를 소개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모델이 군 병사 통신혜택을 위한 신규 상품인 ‘0히어로’를 소개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 이통3사, 군장병 전용 무제한급 요금제 선봬

이통3사는 군 장병이 월 3만·5만원대에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전용 요금제를 최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군 병사 통신혜택을 위한 신규 상품인 ‘0히어로’를 출시했다. ‘0플랜 히어로’는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6GB를 제공하며, 데이터 소진 후에도 1Mbps 속도로 계속 이용 가능하다. 평일 일과 후 18~22시와 휴일(주말 및 공휴일)에는 매일 2GB를 무료로 쓰고 3Mbps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0플랜 슈퍼히어로’는 월 5만5000원에 100GB를 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시 5Mbps속도를 지원한다. 이 요금제에 가입한 군 병사는 VIP멤버십 등급, 플로(FLO) 무제한 서비스, 옥수수 1만2000포인트 총 세 가지 혜택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3만3000원에 하루 2GB·데이터 소진 시 3Mbps 속도를 지원하는 ‘현역병사데이터33’, 하루 5GB·데이터 소진 시 5Mbps 속도를 지원하는 ‘현역병사데이터55’ 등 2종을 내놨다. 현역병사데이터55는 테더링과 쉐어링을 위한 별도 월 5GB를 추가로 제공해 데이터가 부족한 병사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했다.

KT는 하루 2GB를 제공하고 데이터 소진 시 3Mbps 속도를 지원하는 Y군인 요금제를 출시했다. 경쟁사가 월 100GB 또는 하루 5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내놓은 것 대비 3만3000원짜리 단일 요금제를 출시했다.

KT 한 관계자는 "하루 2GB의 데이터로도 군 장병이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 5만원대 무제한 요금제는 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육사 생도가 VR 기반 정밀사격훈련 시뮬레이터로 전시 상황 사격훈련을 받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육사 생도가 VR 기반 정밀사격훈련 시뮬레이터로 전시 상황 사격훈련을 받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 VR로 사격하고 스마트 드론으로 해상작전

이통사의 5G 기술은 나라를 지키는데도 쓰인다. 육군사관학교에서는 가상·증강현실(VR·AR)을 활용한 훈련이 도입되고, 해상작전에 스마트 드론이 투입돼 힘을 보탠다.

SK텔레콤은 상반기 내 서울 육군사관학교 캠퍼스 전역에 5G 인프라를 구축한다. 단일 군사 시설의 지형, 보안 등을 고려해 맞춤형 5G 인프라를 전면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VR∙AR을 활용한 실전 같은 미래형 훈련의 도입이다. 앞으로는 기존의 사격, 전술, 지휘통제 관련 훈련이 ‘VR∙AR 기반 통합전투훈련’으로 바뀐다.

VR 기반 사격훈련이 도입되면 훈련자는 멀티스크린 속에서 개인 화기를 가지고 영점사격, 실내 축소사격, 실거리 사격, 이동표적 사격, 야간사격, 전장 상황 사격 등 실전에 필요한 종류의 훈련을 할 수 있다. 특히 실제 수준의 반동과 총기, 총탄 종류 별로 정확한 탄도 곡선을 적용해 정밀 훈련이 가능해진다.

전시 상황 시뮬레이션을 AR을 활용해 눈앞에 3차원 지형을 띄워 놓고 수행하는 AR 기반 지휘통제훈련도 가능하다. AR 기반 훈련은 작전지를 실제로 내려보듯이 지휘를 할 수 있어 생도가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게 도와준다.

스마트 육군사관학교 체계가 도입되면 생도의 체력관리와 교육환경도 바뀐다. 생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차고 생활하면서 AI·빅데이터 기술로 자신의 체력 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체력관리 정보를 제공받는다. 기존 연 1회 시행하던 체력 검정보다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다.

해질 무렵 전남 여수 무슬목에서 U+스마트드론이 죽도·혈도 방향으로 해안 감시에 나서는 모습. / LG유플러스 제공
해질 무렵 전남 여수 무슬목에서 U+스마트드론이 죽도·혈도 방향으로 해안 감시에 나서는 모습. / LG유플러스 제공
17일 제31보병사단과 LG유플러스는 전라남도 여수시 무슬목 서쪽 1.6㎞ 해상에 있는 죽도·혈도 인근에서 10분간 군사용 드론에 기반한 해상 작전 실증을 펼쳤다.

눈에 띄는 시연은 해상 상황 실시간 대응이다. 31사단이 드론을 통해 미상선박을 수색·발견하고, 열화상 카메라로 선박 내 인원 2명을 확인했다. 이후 드론에 장착된 VoLTE 스피커로 직접 경고 방송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상선박이 도주하자 300m 가량을 드론으로 추적하며 여수 해경이 선박을 진압할 수 있도록 작전 공조를 펼쳤다. 현장에서 120㎞ 떨어진 전남 광주 31사단 사령부에서는 U+스마트드론의 관제 시스템을 통해 작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기도 했다.

해상 작전에 앞서 사전 시연을 펼친 해안 수색 정찰과 고속 침투 상황 대응도 주목할 만하다. 해안 수색 정찰은 사람이 직접 감시하기 어려운 절벽 및 해안을 드론이 살피다가 특정 지점에서 잠수복과 물안경을 발견하고, 해당 좌표를 즉시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재용 LG유플러스 기업5G사업담당 상무는 "5G 기반 U+스마트드론은 고용량 이미지를 고속 촬영하고 실시간 전송해, 긴급 상황에도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며 "향후 관제 시스템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접목해 드론의 활용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