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가 자회사인 어베라 반도체(Avera Semiconductor)를 마벨(Marvell)에 매각했다. 올해에만 벌써 3번째 주요 자산을 매각하며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아난드텍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벨은 20일(현지시각) 글로벌파운드리와 어베라 반도체 인수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는 총 7억4000만 달러(약 8850억원, 조건부 9000만 달러 포함)다.

어베라 반도체는 과거 글로벌파운드리가 IBM의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하며 자회사로 분사시킨 주문형 반도체(ASIC) 전문기업이다. 25년의 역사에 800여명의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다. 통신용 SoC와 임베디드 메모리, 고급 패키징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자체 IP와 기술력을 갖췄다.

네트워크 및 메모리 컨트롤러 전문기업 마벨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위해 최근 동종 업체인 어퀀시아(Aquantia)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에 어베라 반도체까지 인수하며 5G 인프라용 차세대 통신 반도체와 클라우드용 네트워크 반도체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만의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업계 2위였던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8월 차세대 7나노미터(㎚) 미세공정 개발 계획을 포기했다. 이후 과거 모기업이었던 AMD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이 이탈하며 미래 사업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인수한다는 매각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 위치한 200㎜ 팹 3E를 대만 뱅가드에 2억3600만 달러(약 2800억 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 4월 미국 뉴욕주 이스트 피쉬킬에 위치한 300㎜ 팹 10을 온세미컨덕터에 4억3000만 달러(약 5140억 원)에 잇따라 매각한 바 있다. 파운드리 업계 순위도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 밀린 3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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