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90일간 유예기간 이후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지원 중단을 결정했는데, 한국에도 여파를 미친다. KT는 앞서 출시한 화웨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판매 중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소프트뱅크, KDDI, 청화텔레콤 등 일본·대만 이통사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을 결정했고, 한국의 KT도 뒤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현재 화웨이 비와이폰 2·3, 비와이패드 2 등을 판매 중인 KT가 화웨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24일 KT를 통해 ’비와이폰3’로 출시되는 화웨이 ‘P20 라이트'. / 화웨이 제공
24일 KT를 통해 ’비와이폰3’로 출시되는 화웨이 ‘P20 라이트'. / 화웨이 제공
하지만 KT 관계자는 23일 "제조사인 화웨이와 협의를 통해 고객이 서비스와 품질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웨이 거래 제한 이슈에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을 유보하고 글로벌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측도 "현재 국내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불편을 겪는 부분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지원 중단이 본격화될 경우 KT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통업계는 KT가 미국의 화웨이 거래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는 않더라도 구글의 행보에 따라 판매 중단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OS가 없는 스마트폰은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며 "거래제한 조치 90일간 유예가 끝나고 화웨이 단말을 사용하는 소비자 불편이 불거질 경우 KT도 판매 중단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T는 2016년 비와이·비와이 패드, 2017년 비와이 2·비와이 패드 2에 이어 2018년 10월 비와이 3를 출시하며 화웨이와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화웨이가 최근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인 신작 스마트폰 ‘P30’ 출시 여부는 미지수다. KT는 이에 대해 "아직 화웨이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16일 화웨이와 화웨이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게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구글은 미 상무부 결정에 따라 화웨이에 자사 서비스 관련 기술적 지원이나 협력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구글은 구체적으로 화웨이가 향후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대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지메일 등 앱이나 서비스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