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두개 크기, 4만3688㎡(1만3512평) 부지에 세워진 6층 건물에서 로봇 셔틀 322개가 쉴새 없이 상품을 나른다. 중앙 관제 시스템이 일사불란하게 로봇을 제어한다. 이곳에서 2초에 하나씩, 하루에 배송 3만1000건쯤이 처리된다.

신세계·이마트 E커머스 사업을 맡은 SSG닷컴의 온라인 물류센터 ‘NE.O 002’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SSG닷컴 NE.O 002는 2016년 경기 김포에 설치됐다. 수도권 서부 반경 20㎞ 내 주문 물량을 담당하는 이 곳은 이마트·SSG닷컴 상품 5만개쯤을 다룬다. 이 가운데 80%는 신선식품이다. SSG닷컴측은 불량 없이 신속하게 신선식품을 배송하려면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SSG닷컴 NE.O 002 현장. / 차주경 기자
SSG닷컴 NE.O 002 현장. / 차주경 기자
NE.O 002에 들어온 상품은 종류·특징·무게·유통기한에 따라 분류된다. 분류된 상품을 셔틀과 크레인이 지정된 위치로 옮긴다. 상품 판매 빈도에 따라 주문량이 많은 상품과 드문 상품을 따로 배치한다. 이를 통해 상품을 옮기고 포장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SSG닷컴은 우유, 계란 등 신선식품 저장 공간 온도를 8℃로 유지한다. 특수 보냉재와 박스를 사용해 상품 이동·포장·탑차·운송·배송 완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순간의 온도를 차갑게 유지(콜드체인)한다.

SSG닷컴은 신선식품 배송 부문에서 경쟁사와 세가지 차별화를 꾀한다. 먼저 ‘속도’다. 로봇과 중앙 관제 시스템을 활용해 상품을 배송 순서대로 포장하고 탑차한다. 로봇이 작업자 바로 앞까지 상품을 옮겨 포장 시간을 줄인다. 작업자가 배송 순서별로 상품을 포장하고 박스를 내보낸다. 운송자는 배송 거리 및 도로 사정을 데이터 분석, 최단거리로 움직이면서 순서대로 상품을 배송한다. 소비자는 주문한 상품을 빨리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두번째로 ‘콜드체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SSG닷컴은 운송 및 배송 중에도 상품 온도를 실시간 관리한다. 길이 막히거나 배송이 지연돼 상품 온도가 기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자동으로 배송 기사에게 연락, 콜드체인 온도를 확보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신선식품의 변질 위험이 감지되면 바로 폐기하고 사전에 준비한 예비 물량을 즉시 배송한다.

SSG닷컴 NE.O 002 신선식품 포장 현장. / 차주경 기자
SSG닷컴 NE.O 002 신선식품 포장 현장. / 차주경 기자
세번째로 SSG닷컴은 ‘알비백’을 준비한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쓰는 반영구적 쇼핑백이다. 40ℓ 용량에 두꺼운 보냉 재질로 만들어진 알비백은 9시간동안 온도를 보존한다. SSG닷컴측은 알비백으로 신선식품 품질을 유지하고, 사회적 문제가 된 1회용품 소비량을 줄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SSG닷컴은 2019년 출범 후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NE.O와 같은 고효율·첨단 온라인 물류센터는 필수라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NE.O 002 바로 옆에 NE.O 003을 세운다.

이 두 센터는 상품과 인력, 배송 등 시설을 공유해 시너지를 낸다. SSG닷컴은 이미 상품 당일배송 비율 70%를 확보했다. 26일부터 시작할 새벽배송을 통해 오전 3시~6시 전달을 실현한다. 결품 발생 확률도 매우 낮게 (0.1%) 유지한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는 "NE.O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SSG닷컴 물류 혁신의 상징이다"며 "NE.O 001의 이름에 붙은 숫자를 끝까지(999) 채워 한국 전역에 세우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