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 운동에 웃고 우는 바이오주

입력 2019.08.13 06:00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불매 운동 확산에 국내 바이오 관련주가 울고 웃는다. 일본 제품 대체재로 꼽히는 일부 국산 제품 제조업체는 반사이익을 누리는 반면 일본과 관련성 있는 업체는 타격이 불가피한 모양새다.

12일 바이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산 바이오 업체가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이같은 국가 관계가 지속될 경우 의약품 원료나 장비 쪽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조선DB
◇ 국산 바이오주, 일본 제품 대체 바람에 주가 ↑

가장 각광받는 국산 바이오주는 한방코스메틱 기업 ‘한생화장품’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바이오스마트다. 바이오스마트는 한생화장품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다. 4000원대를 유지하던 바이오스마트는 불매운동 여파로 12일 4.55% 오른 5060원에 장을 마감했다.

토종 콘돔브랜드 바이오제네틱스도 불매 운동 확산에 반사이익을 봤다. 비록 바이오제네틱스는 12일 1.48% 떨어진 532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지난 주까지 약 9%의 상승세를 누렸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바이오제네틱스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국내서 인기리에 팔리는 오카모토 등 일본 콘돔이 불매 운동덕에 국산으로 대체될 경우, 바이오제네틱스 반사이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콘돔 등 라텍스 고무제품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의 62%가량이 콘돔 부문에서 발생했다.

◇ 한국 콜마, 日 무역보복 대응 관련 문재인 정부 비난에 주가 뚝

반면 일본과 관계로 인해 약세를 보이는 업체도 다수다. 특히 당장 눈에 띄는 업체는 한국콜마다.

한국콜마는 앞서 윤동한 회장이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문재인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을 약 700명 임직원에게 강제시청하게 해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특히 이 동영상에는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000원에 몸을 팔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화장품 제조사가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영상을 임직원에게 시청하게 했다는 점은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일으켰다.

여기에 한국콜마가 지난 1990년 일본 콜마와 합작으로 창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일본 콜마는 현재 한국콜마 지분 12.43%와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99%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윤동한 회장은 논란 나흘 만에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 콜마 회장 사임’이라는 초강수에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한국콜마가 생산을 담당하는 브랜드와 제품 명단이 공유되면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일 한국콜마 주가는 1.78% 떨어진 4만6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 일본 화장품 매출 ↓…의약품도 타격 불가피

직접적인 일본산 화장품 업체도 울상이다. 유통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품 매출은 최근 꾸준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주요 백화점3사(롯데·현대·신세계)에서는 SK2와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 일본 화장품 매출이 20%쯤 줄었다.

제약사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태다.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일본의약품 불매 운동이 일본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제약사에까지 위험으로 작용한다. 국내 제약사가 일본 제품의 판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사이트인 노노재팬과 약사 유튜버인 약쿠르트 등에는 다케다 제약 알보칠·액티넘·화이트벤, 한국코와 카베진, 로토제약 멘소레담, 한국다이이찌산쿄 케어리브 등을 대체하는 국내외 제품이 소개된다.

다케다제약 알보칠과 화이투벤은 4월부터 GC녹십자가 공동판매하고 있다. 액티넘은 동화약품이 판매한다. 한국다이이찌산쿄 케어리브는 일동제약이 국내 유통을 담당한다. 보령제약은 기미치료제 트란시노도 다이이찌산쿄 개발 제품이다. 동화약품 미니온 파스, 동아제약 아이봉도 일본 직수입 제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가 일본산 일반의약품 판권을 사거나 공동판매를 하고 있다"며 "일본의약품 매출 하락이 국내 제약사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산 일반의약품은 비중이 약 1~2%에 불과해 타격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한일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다. 우리나라는 일본 의약품 수입 비중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한 의약품 규모는 9억2797만달러(약 1조962억원)로 전체 의약품 수입액 중 10.7%다.

이에 보건당국은 일본 무역제재 대응팀을 꾸리고, 일본 전문의약품 주요품목과 재고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장기화될 경우 보건의료산업 전체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며 "일본에서 수입된 의약품 중 중요도, 품목수, 유통량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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