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단의 블록체인 법률] 특금법 개정안 : ②ISMS 인증과 실명확인계좌는 독소조항

  • 권단 법무법인(유)한별 변호사
    입력 2019.11.13 06:00

    이번 특금법 개정안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가상자산취급업소 신고 요건이다. 특히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취득과 실명확인계좌는 FATF 주석서나 지침서에도 없는 내용으로 기득권 또는 대기업만을 위한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심각하다.

    ISMS는 기업, 조직 등이 보유한 기업 정보, 산업 기밀, 개인 정보 등 중요한 정보와 인프라 시설 자산이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관리되고 있음을 국가 공인 인증 기관으로부터 평가심사를 받아 보증 받는 제도다. 정보통신망법에 근거한다. 인증을 받아야 하는 대상 사업자는 주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 연간 매출액 또는 이용자 수가 일정 기준 이상에 해당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다.

    ISMS는 암호화폐거래소(암호자산거래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데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 해킹, 사기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보호의 한 수단으로서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

    3억원에 달하는 ISMS 인증비용…스타트업에는 "사업하지 말라는 격"

    하지만 이를 모든 산업에 적용하는 건 문제가 따른다. 우선 비용부담이다. 가상자산 관련 사업은 물류, 금융, 보험, 헬스케어, 의료, 자율주행,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특히 이 분야에는 다양한 스타트업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기술과 융합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ISMS 인증 취득을 위해서는 취득, 유지, 관리 등에 최대 3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대기업 같은 곳에서는 큰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는 다른 이야기다. 취득, 유지 관리에 수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ISMS 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사업을 애초 시작하지도 말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실명계좌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을 만든 셈이다.

    특금법 개정안은 법정통화와 교환 가능성이 없는 블록체인 기반 리워드와 포인트, 마일리지 등을 모두 특금법 개정안에서 규제대상으로 포함한 것이 그 이유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실명확인계좌를 잘 발급하지 않는다.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은행은 관리보고 의무까지 지게된다. 실명확인계좌 추가 발급이 더욱 꺼려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실명계좌를 거래소뿐 아니라 가상자산거래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기업으로 확대한다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고 말리는 꼴이다.

    특금법 개정안, 헌법 위반 소지 높다

    특히 특금법 개정안은 헌법 제37조2항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된다. 헌법에 따르면 영업의 자유 등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다. 부득이하게 그 자유를 법률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하지만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비즈니스 모델(BM) 유형과 단계,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유형과 단계, 규모에 상관없이 가상자산취급업소에 ISMS 인증을 요구한다.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은행을 거칠 필요 없는 가상자산취급업소에까지 실명확인계좌를 포지티브 형태로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특금법 개정안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재량으로 실명확인계좌 예외 업체 지정을 하도록 했다. 사실상 가상자산취급업소 영업 수행 가능 여부 결정을 법률이 아닌 행정관청에 부여한 것으로 영업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는 특금법 개정안이 여러 측면에서 균형성을 이루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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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단 법무법인(유)한별 변호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학사,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에서 금융투자전공 석사, KAIST 지식재산대학원에서 공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사법연수원 32기 수료 후 법무법인(유) 동인 금융팀 파트너 변호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MBA 겸임교수, KAIST MIP 저작권/엔터테인먼트 특강 강사,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산업협회 이사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한별에서 블록체인자문팀과 벤처스타트업센터의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 네오위즈홀딩스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별위원회 임원, 중소벤처기업법포럼 상임이사, 후오비코리아 블록체인스타트업 멘토링 등 벤처스타트업과 블록체인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