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메탈기어' 시리즈를 탄생시킨 코지마 히데오(小島秀夫)가 9년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플레이스테이션4(PS4)용 게임 ‘데스 스트랜딩(Death Stranding)’을 국내에 알리고 한국지역 게임 팬과 소통하기 위함이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 / 김형원 기자
코지마 히데오 감독. / 김형원 기자
데스 스트랜딩은 코지마의 첫 독립 작품이다. 그는 2015년 12월 15일 코나미를 떠나, 다음날인 16일 자신의 이름을 딴 게임제작사 ‘코지마 프로덕션'을 설립했다.

게임 데스 스트랜딩은 주인공 ‘샘 브리지스’가 데스 스트랜딩 현상으로 멸망을 앞둔 세상을 무대로, 단절된 미래의 파편들을 손에 쥐고, 부서져 버린 세계를 다시 연결하기 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주인공 샘은 할리우드 배우 ‘노만 리더스(Norman Reedus)’가 연기한다. 영화 007 등에 출연한 배우 ‘매즈 미켈슨(Mads Mikkelsen)’도 게임에 출연한다.

코지마 감독은 게임 데스 스트랜딩의 핵심 키워드를 ‘연결'이라 밝혔다.

그는 "세상에는 고독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자신과 같은 생각과 고통을 공감하는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며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람과의 연결 경험을 현실에서도 느꼈으면 하는 바램으로 게임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게임 데스 스트랜딩은 뚜렸하게 어떤 장르의 콘텐츠라고 정의되지 않았다.

코지마 감독은 이 게임의 장르가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게임 데스 스트랜딩의 장르는 만든 내가 아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정하는 것이다"며 "특정 장르의 게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없던 것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작했다"라고 밝혔다.

코지마 감독은 ‘영화광'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2019년도에만 300편의 영화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제작에 어떤 영화가 가장 영향을 끼쳤냐는 질문에 코지마 감독은 "매일 영화를 보기 때문에 특정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작진에게도 특정 영화를 보라고 지시한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알렉스 갈랜드 감독작 SF스릴러 ‘서던 리치 소멸의 땅(Annihilation)’을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 언급했다.

게임 제작 도구이자 기반인 ‘데시마(Decima) 엔진’에 대해 코지마 감독은 "게임 제작사 게릴라게임즈 덕에 게임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데시마 엔진은 오픈월드 표현력이 풍부한 잘 만들어진 게임엔진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게릴라와 코지마 프로덕션 양사가 데시마 엔진을 갈고닥은 만큼 향후 더 좋은 엔진으로 거듭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참고로, 게릴라 게임즈는 데시마 엔진으로 게임 ‘호라이즌’을 제작했다.

게임 데스 스트랜딩은 코지마 스튜디오 설립 후 3년만에 완성돼 시판된 게임 콘텐츠다. 게임업계에서는 넓은 대지를 게임에 담은 ‘오픈월드' 스타일 게임을 제작하는데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본다. 코지마 프로덕션은 업계 상식보다 2년 앞당긴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게임을 완성한 셈이다.

코지마 감독은 게임을 빨리 제작할 수 있는 비결을 "감독 자신이 스튜디오에서 매일매일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해결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직접 실시간으로 지시를 내리고 결정하는 만큼 제작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