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자동차 5개사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말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갔지만 내수에서 두자릿수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내수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기아차 신형 K5.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12월 초 출시됐다. /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차 신형 K5.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12월 초 출시됐다. / 기아자동차 제공
3일 각사 실적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가 판매한 신차는 총 55만3558대다.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이중 내수판매는 9만9602대. 수출 등 해외판매는 45만3956대다. 같은 기간 내수는 15.2%, 수출은 3.7% 줄었다.

국내 5개사 중 기아차가 유일하게 지난달 성장세를 나타냈다. 내수는 한국GM만 소폭 신장했다. 수출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조금 늘었지만, 중견 3사는 모두 두자릿수대 감소세를 기록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자동차 시장 상황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내수는 설명절의 영향으로 영업일수가 줄었고,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며 소비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세계 자동차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해외판매도 고전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등은 올해 전략형 신차 투입을 앞두고 수출물량 급감을 피하기 어려웠다.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신차 없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1월 국내 시장에서 4만759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감소한 숫자다. 지난해 투입한 신형 그랜저(9350대, 하이브리드 2467대 포함)와 쏘나타(6423대, 하이브리드 1012대 포함) 등이 선전했지만 다른 차종의 노후화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지난달 하이브리드 판매(4069대)가 전년 동월 대비 43.5% 늘고, 제네시스 최초 SUV GV80이 영업일 10일만에 누적 계약 건수 2만대에 육박하는 등 2월 이후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1월 내수에서 3만7050대를 소비자에게 인도했다. 전년 대비 2.5% 줄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형 K5가 8048대를 책임지며 2015년 12월 이후 49개월만에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신차효과에 힘입어 전체 세단판매가 1만4399대로 지난해보다 25.4%나 늘었지만, SUV 판매 부진과 설명절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의 영향을 완전히 씻진 못했다.

쌍용자동차는 같은 기간 5557대를 국내서 판매했다. 감소율이 36.8%에 달한다. 아웃도어 제품군 판매비수기에 소비시장 위축, 제품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한국GM은 지난해 1월 내수에서 5101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신차들이 선전, 0.9% 성장률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한 4,303대를 판매했다. 대표 SUV QM6가 3540대 인도됐다. 전년 대비 24.4% 성장한 기록이다. 이 중 LPG 엔진을 탑재한 LPe 모델이 2589대나 차지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편, 2020년 1월 수출 등 자동차 해외판매는 현대차 25만6485대(0.6%↑ ), 기아차 17만8062대(3.6%↑ ), 한국GM 1만5383대(54.3%↓), 쌍용차 2096대(20.4%↓), 르노삼성 1930대(77.3%↓)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