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회장 석방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캐나다 법원이 멍완저후 부회장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화웨이와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법원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며, 멍완저우 부회장의 석방을 재차 요구했다.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 화웨이 커뮤니티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 화웨이 커뮤니티
2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CNBC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멍 부회장 체포가 범죄인 인도 요건에 부합한다"고 결론내렸다.

미국에서 기소된 멍 부회장의 혐의가 이뤄졌다면 해당 범죄는 캐나다에서도 범죄라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중 범죄' 요건은 멍 부회장에 대한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이중 범죄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피의자가 다른 국가로 인도되기 위해서는 그의 혐의가 해당 국가에서 범죄로 인정돼야 한다는 요건이다.

미국이 멍 부회장을 은행 사기 등을 통해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기소하고 캐나다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구했다. 하지만 멍 부회장의 변호인 측은 그동안 캐나다는 이란 제재 관련 법이 없기 때문에 멍 부회장에 대한 혐의는 캐나다에서 범죄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부 판결에 따라 18개월째 가택 연금 상태인 멍 부회장의 본국 송환이 물건너갔다. 다만 재판부는 국제법과 캐나다 법 가치가 상충될 경우 캐나다의 현행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연방 법무장관이 미국의 멍 부회장 인도 요구를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 법원이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기피 신청을 기각한 데 실망했다"며 "캐나다 사법시스템이 그녀의 결백을 증명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중국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에 대한 캐나다 법원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갖고 단호히 반대하며, 캐나다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는 화웨이와 중국 첨단기술기업을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노력에 동참했다"고 비난하며 "중국 정부는 멍 부회장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