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화웨이, 당황한 모습 역력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망을 구축한 LG유플러스를 공개 저격했다. 사실상 화웨이 제품 사용을 배제하라는 주문이다. LG유플러스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 담당 부차관보 / 미 국무부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 담당 부차관보 / 미 국무부
2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 담당 부차관보는 화상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5G 안보 정책을 설명한 뒤 "LG유플러스 같은 회사들에게 믿을 수 없는 공급자로부터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로 옮길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어 차관보는 "화웨이 같은 회사의 소유와 지배는 투명하지 않고, 그 회사는 지적재산권 침해를 포함한 비윤리적이고 불법적 행위를 한 이력이 있다"며 "화웨이와 ZTE 같은 믿을 수 없고 위험성 높은 공급자를 5G 통신망 일부에라도 참여시키는 것은 중요한 시스템을 (통신)장애, 조작, 간첩행위에 취약하게 만들면서 민감한 정부, 회사, 개인 정보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포기하면 미국이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가’란 질문에는 "어떤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핵심 인프라 소유자와 운영자에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를 이용하라’는 요구는 앞으로 점점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래야 그들의 자율 주행 자동차, 스마트 제조, 원격의료가 기반을 두고 있는 5G 통신망에 독재 국가가 장애를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5G 통신장비를 기반으로 구축된 자율 주행 자동차나 원격의료를 믿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자, 한국의 SK와 KT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깨끗한 통신사들은 그들의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와 화웨이는 해당 발언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에 당황함을 표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장비까지 들어내려면 영국 통신사와 비슷하게 수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