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작의 신약이야기]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가 신음한다

  • 이영작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
    입력 2020.08.17 06:00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가 신음한다. 8월 5일 기준 1850만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70만명 이상은 사망했다. 방역에 성공했다는 우리나라도 확진 판정자 1만4456명, 사망자는 302명에 달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방법은 백신뿐이다. 작년 12월 시작돼 세계로 퍼진 코로나19 예방 백신이 반년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나왔다는 소식은 없다. 2015년 국내에서 메르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백신 개발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메르스 백신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백신 개발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현재 대유행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확하게는 SARS-CoV2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2)로 불린다. 코로나19는 SARS-CoV2로 인한 질환이다.

    SARS-CoV2 백신 개발에 세계가 뛰어들었다. 8월 5일자 뉴욕타임즈에 의하면 세계에서 165개 이상의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이 중 현재 27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제넥신(Genexine)이 국내 제약회사로는 유일하게 백신 임상 단계에 접었들었다. 제넥신 외에 미국 이노비오(INOVIO)의 국제백신연구소가 국내에서 임상시험 중이다. 북한도 자체 개발한 백신을 임상시험을 한다.

    임상 시험의 4단계

    일반신약과 동일하게 백신 개발도 4단계를 거친다. 우선 설치류와 영장류 등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면역 반응을 연구한다. 이어 소수의 건강인을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시행해 안전 용량(dose)를 정하고 면역반응을 확인한다. 세계 140개 이상 백신이 동물실험 단계다. 18개는 1상 임상시험 중이다. 제넥신과 이노비오 국내 임상시험은 모두 1상 임상시험이다.

    1상 임상시험을 성공하면 선정된 용량(dose)와 위약을 수백 명의 건강인에게 투약하고 안전성과 면역반응을 연구하는 2상 임상에 들어간다. 바이러스에 취약한 소아와 노인을 포함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12개 백신이 2상 임상시험 중이다. 제넥신과 이노비오가 국내에서 2상 임상시험까지는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상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수천 또는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한다. 현재 6개 백신이 이 단계다. SARS-CoV2 백신 연구가 대부분 금년 초에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초고속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연구가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활발하였음을 증명한다.

    3상 임상은 최소 1~1.5년이 걸린다. 백신 전문가에 따르면 3상에 들어간 SARS-CoV2 백신의 성공률은 일반신약과 유사하게 50% 정도다. 선진국이 앞 다퉈 3상에 진입하는 백신을 입도선매하는 것은 이런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급한데 3상 임상시험이 필요하냐는 질문을 한다. 백신이 항체를 만드는 게 증명되면 백신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변이 등으로 항체를 무력화 시킬 수 있거나 항체가 감염을 예방하지 못할 수 있다.

    완전한 백신은 없다

    완전한 백신은 없다. 항체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백신은 반드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으로 예방효과가 검증돼야 한다. 더욱이 백신 부작용이 가능하고 대규모로 투여되면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은 백신 안정성을 검증하기도 한다.

    백신이 완전하게 감염을 예방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소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미국정부도 감염률을 반으로 줄이는 50% 백신효과를 목표한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과 같이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이 계속되어야 SARS-CoV2 감염률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백신 3상 임상시험은 다른 중요한 면이 있다. 백신주사를 맞고도 감염되는 환자와 위약집단의 환자의 예후와 질병 진행에 차이점이 있을 수도 있다. 백신으로 인한 항체가 질환 정도를 순화시킬 수도 있고 악화시키기도 한다. 만약 악화시킨다면 안심하고 투여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안전성이다. 임상시험에서 관찰되는 안전성과 수천만, 수억, 수십억명이 투여를 받는 현실세계에서 발생하는 안전성은 크게 다를 수 있다. 1976년 미국에서 돼지 독감(Swine Flu)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돼지 독감에 의한 사망자보다 더 많았다는 것은 백신 개발에 중요한 경고다. 이를 이유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은 필수조건이다.

    백신 3상 임상시험 규모는 크다. 중국 시노백(Sinovac)은 방글라데시에서 코로나19 치료담당 의료진 4200명이 참여하는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담당 방글라데시 의료진의 감염률은 5%에 달한다.

    미국 모더나(Moderna)는 SARS-CoV2 백신 3상 임상시험에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 예정이다. 미국은 인구 대비 1.43%의 감염률을 보인다. 3만명 가운데 첫 150명 환자를 분석해 백신효과를 추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감염률은 0.028%다. 120명 케이스 발생을 목표하는 3상 임상시험은 64만명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가 SARS-CoV2 백신 3상 임상시험을 계획한다면 해외임상시험은 불가피하다.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면역반응을 보이자 임상시험 중인 백신을 8월 11일 승인했다. 백신 효과가 증명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더욱이 효과가 예측한대로 실제 효과(임상시험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추정 불가함)가 50% 정도라면 백신을 과신하고 시행중인 방역 조치가 소홀해지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대유행이 악화될 수도 있다.

    현재 임상중인 미국, 영국, 중국 백신 효과가 검증돼도 그 효과가 50% 정도라면 SARS-CoV2 이전으로 귀환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백신주사를 맞았다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중단하고 마스크를 벗어버리기 시작하면 코로나19 환자는 늘어날 것이다. 효과 50% 정도의 백신조차 검증이 끝나려면 연말, 연초나 되어야 출현될 것 같다. SARS-CoV2 대유행을 극복하려면 성공적인 백신과 지속적이며 철저한 방역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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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작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통계학으로 석·박사를 받았다. 이후 통계학 박사학위 소지자로 미국 국립암연구소(NIH), 국립신경질환연구소, 국립모자건강연구소 등에서 데이터 통계분석과 임상연구를 담당했다. 1999년 한국으로 귀국해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를 겸임하며 2000년도에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LSK Global PS)를 설립했다. 그는 한국임상CRO협회장을 역임해 국내 CRO산업 발전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세계 3대 권위 인명 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도 등재됐다. 현재 서경대 석좌교수를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