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상생 협력에 소매를 걷었다. 자사 제품이 필요한 곳곳에 무상 공급을 통해 동행에 나선 것. 경영난으로 비대면 업무 환경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스타트업을 위한 원격 근무 솔루션은 물론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지원 대상과 범위도 다양하다. 상생 협력에 나선 이들 기업들은 "도움이 필요한 업체들이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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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신생 스타트업 대상 ‘한컴오피스 무상 공급’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0일부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컴오피스 무상지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프로모션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해당 프로모션을 스타트업 관련 협회나 기관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 참여 기업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컴은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창업 1년 미만 스타트업에 1년간 ‘한컴오피스 2020’을 최대 10카피까지 무상으로 공급한다. 오는 10월 31일까지 한글과컴퓨터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 희망 기업들의 신청을 받는다. 1년 후에는 50% 할인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컴은 지난 4월에도 재택근무 지원을 위한 캠페인 ‘한컴 어디서나’를 실시해 기업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컴 스페이스 프로 2개월 이용권을 제공한 바 있다. ‘한컴 스페이스 프로’는 한글을 포함한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등으로 구성됐다.

김대기 한글과컴퓨터 사업부문장은 "코로나19에 직면한 스타트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프로모션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알서포트, 중소기업 대상 ‘비대면 원격회의·원격근무 서비스’ 무상 제공

다시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에서 재택근무를 고려하고 있으나 경제적인 부담으로 솔루션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클라우드 원격솔루션 전문 기업 ‘알서포트’는 이런 고민을 지닌 중소·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재택·원격 서비스 무상 제공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클라우드 화상회의 ‘리모트미팅’과 원격제어 ‘리모트뷰’, 원격지원 ‘리모트콜’ 등 비대면 원격 솔루션을 지원한다. 지난 1월에는 전국 초중고와 기업을 대상으로 비대면 원격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 바 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상반기 화상회의 원격제어 솔루션을 4500여개 기업과 기관에 무상 제공했다"며 "20일부터 시작한 중소기업 대상 솔루션 무상 공급도 500여개 기업이 신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알서포트가 제공하는 ▲리모트미팅은 화면∙문서 공유 기능은 물론 화면 녹화, AI를 더한 협업 도구로 PC에 설치할 필요 없이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리모트뷰는 인터넷에 연결된 PC와 모바일 기기, 무인단말기 등을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도록 돕는 원격제어 소프트웨어다. ▲리모트콜은 PC와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기거나 안내가 필요할 때 원격으로 지원해 주는 원격지원 서비스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이사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여러 기업 업무가 중단돼 솔루션을 무상으로 배포한 경험이 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솔루션을 무상으로 제공하게 됐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급작스러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택·원격근무를 위한 서비스 무상 제공 신청은 알서포트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다쏘시스템,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하는 ‘3D 분자 모델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무상 지원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연구기관의 신약 개발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업체도 있다.

다쏘시스템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3D 분자 모델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바이오비아 디스커버리 스튜디오(BIOVIA Discovery Studio)’ 6개월 라이선스를 지난 4월부터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비아 디스커버리 스튜디오는 인실리코 연구를 지원하고, 분자 모델링을 통해 약물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약물의 효능, 안정성, 약리학적 특성, 생태학적 독성 등을 사전에 컴퓨터로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약후보물질을 찾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쏘시스템코리아 관계자는 "여러 연구기관에서 솔루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인실리코 테스크 기술에 대해 몰랐던 기관들도 연락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약개발은 출시까지 수많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인실리코(In-silico) 테스트 기술은 신약개발 및 치료제를 단기간에 출시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이사는 "신약개발은 10년 이상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상황인 만큼, 글로벌 제약회사와 연구기관이 바이오비아 디스커버리 스튜디오 솔루션을 활용해 최대한 빠르게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