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광화문 네거리의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에 등장한 새글판에 바삐 재촉하던 발걸음을 멈췄다. 코로나19가 어서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일까. 1980년대 포크밴드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 속 가사에서 가져왔다는 새글판에 눈시울마저 뜨거워진다. 마스크로 가린 얼굴 그 속으로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륵 흐른다.
세계보건기구가 전염병의 대유행, 팬데믹을 선언한지도 6개월이 됐다. 2019년 12월 코로나19 발생 소식을 알렸던 중국은 종식을 선언했지만 코로나19는 멈출 듯 멈추지 않고 재확산을 반복하며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예방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부의 권고 수칙에 따라 사람과의 대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직장에서 일상은 이렇다. 매일 아침 데스크회의나, 일주일에 한 번 경영회의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심지어 업체와의 인터뷰도 영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대면 인터뷰라도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한 채 만난다. 업체들이 제품 발표회나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건 이미 트렌드다. 수백 명이 참여하는 대형 콘퍼런스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코로나19 감염 혹은 확진자의 동선에 노출돼 가족이, 혹은 직장 동료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걱정에 예방수칙을 상기한다. 대면자리는 가급적 삼가한다. 실내에서도 실외에서도 마스크는 필참이다. 참으로 곤욕스럽다. 하지만 요즘 같은 재확산에 다소 안일했던 마음을 쓸어내려본다.
비대면 기술 덕분에 수혜를 입는 이들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영업을 제한받아 생계에 위협을 받는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다. 남이 아니다. 내 가족이고, 내 지인이다.
곧 추석이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고향방문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조상님은 어차피 비대면 코로나 걸리면 조상님 대면'이라는 웃픈 글귀가 회자되는 언택트가 강조되는 시절이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며 대면 접촉은 최대한 자제하지만 그렇다고 안부인사도 자제했던 건 아닌지 반성해본다.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에 대한 소식을 전하거나 묻는 인사’
그렇잖아도 자주 찾아뵙지 못한 부모님과 친척들께, 발길을 멈춘 단골 매장이나 자녀들의 학교·학원에, 차일피일 만남을 미뤄둔 거래처 혹은 친구들에게, 스마트폰 너머로 반가운 목소리를 전해보면 어떨까.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올 추석에는 코로나19에 안부 전화가 늘어 전화량이 폭증했다는 뉴스를 전달할 수 있기를 상상해본다.
이윤정 디지털테크팀장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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