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솔루션을 얼마나 빨리 구입(Buy)해서 조직이 지닌 인프라와 연결(Build) 하느냐가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위한 핵심 사항입니다."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와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빠른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디지털 혁신과 국내 기업이 가져야 할 방향성에 관해 논하기 위해 SAP와 센드버드는 17일 웨비나를 개최했다.

웨비나에서 두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업무수행 방식의 변화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조건, 국내 기업을 위한 제언 등을 전했다.

웨비나를 진행하는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박범순 SAP 코리아 파트너(왼쪽부터) / 김동진 기자
웨비나를 진행하는 이성열 SAP 코리아 대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박범순 SAP 코리아 파트너(왼쪽부터) / 김동진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업무의 모습, ‘애자일 워크 플레이스'

SAP 코리아는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지난 4월부터 ‘애자일 워크 플레이스’를 업무 방식으로 도입했다.

이성열 대표는 "코로나 종식 여부와 관계없이 SAP 코리아는 내부 업무 관련 모든 미팅을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도록 규정을 바꿨다"며 "이 결정은 어디서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신뢰’와 원격 업무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원격으로 웨비나에 참석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디지털 퍼스트, 리모트 퍼스트를 경영 방침으로 삼았던 기업들은 코로나라는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지 않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공간과 시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선보인 기업들이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디지털 전환 5년 앞당겨…‘새로운 경험’ 혁신으로 이어질 것

이성열 대표는 "한국이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서울이라는 지역에 기업이 몰려 있는 특성 때문"이라며 "어디든 30분 이내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은 원격 업무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요소였다.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혁신이 5년 정도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김동신 대표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은 어렵다. 원격의료를 도입하려 해도 기존 의사들의 반대가 극심해 도입이 지지부진했던 것이 그 예다"라며 "미국에서 오프라인 진료를 받기 위해선 페이퍼 3~4장을 쓰고 40~50분을 기다려 의사를 만나 5분 남짓 진료받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원격 의료를 활용하면 간단한 절차로 짧은 시간 안에 진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됐다. 이는 의료 분야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고 데이터 활용을 논하는 것은 ‘모순'

이성열 대표는 디지털 전환을 하지도 않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무엇을 할지 먼저 로드맵을 짜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하면 방향성이 나온다며 디지털 전환 전에 데이터 중심 엔터프라이즈나 아키텍트를 그리는 기업들이 많다"며 "디지털 전환을 해야 데이터가 나오는데 나오지도 않은, 본 적도 없는 데이터를 가지고 계획을 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프로세스로 이해하지 말고 데이터 분석을 해야 한다는 것을 프로세스로 이해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속도다. 하루라도 빨리 디지털 전환을 해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순서이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시장에 대응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속도’ 낸 기업들 위기를 기회로 바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회를 잡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고객사 중 한 교육업체는 코로나가 터지자마자 연락이 와서 4~5일 만에 시장으로 결과물을 출시하기를 원했다"며 보통이라면 한 달이 걸릴 일을 기술에 과감히 배팅해 속도를 낸 결과, 트래픽이 치솟아 수익으로 연결됐다.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시장의 특성을 놓치지 않고 활용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속도도 중요하지만, 결과물이 얼마나 빠르고 강력하게 시장으로 나오느냐도 중요하다. 개발에서 시장 출시까지의 과정이 빨라진 만큼,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며 "하나하나 빌드하고 확인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각 분야 1등 업체의 솔루션을 모아 장점을 극대화하는 생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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