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일선에서 혁신을 외치며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세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영면에 들어갔다.

고 이건희 회장을 태운 운구차가 삼성서울병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 TV조선 유튜브 채널
고 이건희 회장을 태운 운구차가 삼성서울병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 TV조선 유튜브 채널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비공개로 1시간가량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이 참석했다.

친지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조카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이 자리했다.

이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도 재계 큰 별인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경제연구소 회장의 약력보고로 시작됐다. 이수빈 회장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산업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 발언도 이어졌다. 김필규 회장은 이 회장이 어린 시절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반도체 산업 진출을 위해 아버지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에 진언을 한 일화 등도 더했다.

김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의미다.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다"며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의 어깨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영결식 추모 영상에는 고인이 삼성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했던 1987년 12월 이후부터 2014년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지기 전까지의 업적이 담겼다. 소년 시절의 이 회장 모습부터 경영인으로서의 모습,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에 나섰던 모습 등을 조망했다.

이 회장의 유족과 친지들은 영결식 후 운구 행렬로 향했다. 삼성 전현직 임원들도 운구차를 따랐다.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 부회장과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다.

고인을 태운 운구차는 삼성서울병원을 빠져나가 생전 발자취가 담긴 용산구 자택과 승지원, 리움미술관 등을 들렀다. 삼성 반도체 사업의 핵심기지로 고인의 애착이 깊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도 거쳤다. 이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장지에 도착해 가족 선영에 영원히 잠들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c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