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게임으로 만드는 '대체현실게임'이 뜬다

입력 2020.11.29 06:00

코로나19 직격타로 쓰러진 관광사업을 다시 일으킬 소재로 ‘리얼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 스토리를 게임 세계관에 녹이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게임 플랫폼 리얼월드를 운영하는 유니크굿컴퍼니는 관광업 종사자가 직접 리얼게임을 창작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저작 플랫폼을 개발해 2021년 상반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8일, 유니크굿컴퍼니 한 관계자는 "리얼게임 저작 플랫폼을 통해 관광지 이야기를 녹인 로컬 크리에이터를 육성시켜 디지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며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12개 도시 영화관·쇼핑몰·공항·박물관 등을 무대로 한 리얼게임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리얼게임은 해외에서 ‘대체현실게임(Alternate Reality Game·ARG)'이라 불린다. PC·스마트폰·게임기가 아닌 실제 현실공간을 기반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유니크굿컴퍼니는 2019년 공개한 ARG ‘정동밀서'를 통해 5만명 이상의 게임 참여자를 이끌어냈다. 관광 특화 상품으로 ARG가 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정동밀서 참가자들. / 유니크굿컴퍼니
ARG는 대체현실 세계속의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가정으로 참여자가 직접 이야기에 참여해 사건을 풀어가는 게임을 뜻한다. 이 게임은 영화나 소설로만 접하는 세계를 현실 속에서 직접 경험하며 풀어가기 때문에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낸다.

ARG는 2001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작 영화 ‘A.I’ 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시도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해당 ARG 마케팅은 실제 인터넷 매체를 통해 게임의 단서를 풀고, 가상 인물의 실제 전화번호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게 끔 설계했다. 팬들이 직접 영화 세계관과 제작 정보들을 스스로 탐색하게 만드는 구조다. 영화 A.I의 ARG 마케팅은 막대한 광고비 대신 현실과 융합한 가상의 대체현실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100만명 이상의 참가자를 이끌어냈다.

2008년 공개된 영화 ‘다크나이트’도 조커의 추종자와 지방검사 하비덴트 추종자가 보물찾기를 벌이는듯 퍼즐을 풀어가는 대체현실게임을 접목한 프로모션으로 1000만명 이상의 참여자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제준 연구소 포스터. / 구글
대체현실게임은 영화 프로모션에만 적용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2008년 공개된 ARG ‘제준 연구소(Jejune Institute)’는 게임 속에서 제시하는 퀘스트를 통해서 지역의 특색 있는 명소와 역사적인 사건을 게임 세계관에 입히는 방법으로 당시 혁신적인 경험형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게임은 2011년까지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관광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도 얻었다.

한국의 유니크굿컴퍼니도 리얼월드라는 세계 최대 규모 대체현실게임 플랫폼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회사가 2019년 공개한 ARG ‘정동밀서’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군과 스파이 몰래 상해임시정부로 독립자금을 전달한다는 설정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정동길 일대를 2시간 분량으로 1만5000보 이상을 걸어야 하는 대규모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5만명 이상의 참여자를 이끌어냈다.

리얼월드 플랫폼의 ARG는 증강현실(AR)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펀딩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성도학원’ 역시 AR등 실감형 기술을 융합해 마법을 쓰거나 마법의 결계를 푸는 등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선보인 책 형태 리얼게임 ‘성도학원’의 경우 목표 금액의 2124%를 초과 달성하는 등 높은 수요를 보였다.

성도학원. / 김형원 기자
리얼게임 ‘성도학원’은 세상의 질서를 수호하는 다섯 명의 마법사가 그들의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동양 유일의 마법학교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미스테리를 파헤친다는 내용을 담았다. 동양의 마법학교가 소재인 만큼 ‘오행’이라는 요소로 결계를 걸고 풀고, 책을 직접 뜯고 조립하기도 하고, 증강현실(AR) 기능을 활용해 결계를 풀기도 하는 등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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