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의 IT 확대경] 과학적인 정부를 원한다

  •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입력 2021.02.08 06:00

    근처에 사는 딸, 사위, 손주를 설날에 만날 수 없다. 사위가 직계 가족이 아니어서 5명이 모이면 안 된단다.도대체 이런 규칙은 누가 무슨 근거로 만들었는지 의아하다. 어떤 과학적인 분석의 결과인지도 알 수가 없다.

    전쟁에 준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의 삶을 제한하는데 막연한 감이나 행정편의적으로 줄 긋듯이 할 일이 아니다. 5명과 10명이 방역상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5명이 가정 내에서 만나는 것과 식당에서 만나는 건 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적어도 모델 분석이라도 해야 한다. 선택적으로 엄마의 성을 따르게 하자는 시대에 직계, 비직계를 기준으로 나누는 건 또 뭔가.

    실행에도 현실성, 형평성, 타당성이 없다. 5명 이상이 2팀으로 나누어 식당을 예약하는 경우는 어떻게 제한하겠는가. 연휴에 부모도 못 보러 오는데 썰매장, 스키장에는 부모와 아이들로 대혼잡을 이루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업종별 특성에 대한 고려도 없이 일괄적으로 소상공인, 영세상인들의 영업여부나 영업시간을 9시로 정한 것도 그렇다. 저녁 9시와 10시가 방역에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경제에는 얼마나 영향이 있는지 시뮬레이션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영업시간도 식사시간에 맞춰야 하는 곳과 식사 후에 주로 영업이 이루어지는 업종을 구분해야 할 일이다.

    확진자도 획기적으로 줄이지도 못하면서 모든 걸 다 금지시켜 경제를 파국으로 만들어 놓고 보상한단다. 법도 만들고 100조원 이상의 예산도 쓰겠다고 하니 전혀 세밀하게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재난 상황에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대처가 앞서야 한다. 피해를 줄이면서 장기적인 방역에 성공하려면 줄 긋기가 아니라 지역, 업종, 행위 들에 대해 핀셋 대책이 필요하다.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울리는 재난 문자 만 해도 그렇다. 아날로그적으로 지역별, 지점의 확진자 수 만 통보할 것이 아니다. 확진자의 동선을 지도에 표시함으로써 기상도와 같이 지역별 확진자 밀도를 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좀 더 안전한 지역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수도권 경계지역의 경우 경계선 한쪽은 2.5단계, 다른 한쪽은 2단계인 것이 비과학적이고 행정편의적이라는 거다.

    지자체의 면적, 인구, 인구밀도 등의 차이도 없이 그냥 확진자 수로만 통보되는 것 또한 비과학적이다. 절대수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표시하여 확률적인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각자의 활동과 동선에 따라 감염 확률이 어떠한지 인지토록 해야 한다.

    과학적이고 가장 확실한 구체적 방역 지침을 마련해 각자 책임하에 일상을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방역 지침을 위반해 확진자를 확산시킨 경우에 배상이든, 벌금이든 부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이제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팬데믹에 대비해야 한다. 방역과 경제 사이의 균형을 과학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탈원전도 그렇다. 중국 동해안에 수십 개의 원자력이 가동되고 있는데 주로 북서풍의 영향이 큰 한반도에 살면서 원자력의 안전을 논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이웃 일본을 비롯해 여러 선진국이 탄소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 밖에 없다는데 공약을 빌미로 탈원전을 고집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원자력발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무리한 태양광의 확대로 인한 산림훼손, 수상 생태계 교란, 태양광모듈 쓰레기 등에 대해서도 같이 검토되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우리정부는 과거정부에 비해 주택공급을 많이 늘렸다. 부동산투기를 잘 차단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부동산 정책실패를 처음 실토했다.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작년 61만세대가 늘어 예측했던 공급물량보다 수요초과로 부동산 가격을 부추겼으며, 시중유동성과 저금리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걸 실패이유로 설명했다.

    정책실패보다 그 설명에 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주택정책 당국자들이 가구수의 변동 하나도 제대로 파악 못하며 정책을 폈다는 말인가. 그러니 정책이 성공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수준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는가 싶어 화가 날 지경이다. 통계청을 포함해, 그 많은 경제, 주택 연구소들은 다 무엇을 하였길래 대통령이 이런 황당한 설명을 내놓는가. 정부는 믿음으로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일해야 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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