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이마트가 e커머스 부문에서 동맹을 맺을 전망이다. 매일경제는 9일, 네이버와 이마트가 빠르면 다음주 중 협약을 체결하고 25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분 교환을 통해 양사는 반(反) 쿠팡연대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분 교환으로 네이버는 이마트·SSG의 물류·배송 시스템을, 이마트는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과 IT기술력을 활용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분 교환으로 이미 손을 잡은 CJ대한통운에 더해 이마트의 물류 시스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가 네이버와 손잡는 이유는 e커머스 시장에서 SSG의 입지가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SSG닷컴의 2020년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지난해 e커머스 전체 거래액(161조원)의 2.5%에 불과하다.

유통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2020년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상품 거래액(GMV)은 각각 22조원, 27조원에 달한다. 이베이코리아는 19조원 규모다. 쿠팡과 네이버가 국내 e커머스 시장의 30%쯤을 차지한 셈이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쿠팡을 견제하는 이유는 쿠팡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쿠팡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쿠팡 매출액은 2019년 62억7326만달러(6조9100억원)에서 2020년 119억6733만달러(13조194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쿠팡의 활성이용자수는 2019년 1179만명에서 2020년 1485만명, 인당 평균 거래액은 2019년 18만원에서 2020년 28만원으로 늘어났다.

네이버는 2일 서비스 밋업 행사를 통해 최근 네이버 사옥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유통 부문 협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 협력이 정 부회장의 네이버 방문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시각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