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법 개정안 우려 "온라인 플랫폼 책임 만큼만 부담 지어야"

입력 2021.06.11 18:59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온라인 플랫폼에 지나친 책임을 부여하는 측면이 있다. 법의 모호성으로 기업에 혼란을 줄 수 있다."

판매자의 과실로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플랫폼이 ‘운영사업자'로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플랫폼에 지나치게 과중한 책임을 부여한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왔다.

11일 열린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 특별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 IT조선
한국소비자법학회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연구소 소비자법센터는 11일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민사법적 관점에서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적절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은 공정위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개정 방향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김상중 고려대학교 교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플랫폼 운영사업자에 과도한 책임을 부여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은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 비대면 가상시장에서 소비자와 판매자의 거래를 중개하는 ‘중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을 원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에 상응하는 부담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개정안 25조를 보면 ‘플랫폼이 자신의 명의로 상품 표시 광고, 배송, 계약서를 교부한 경우 소비자 피해에 대해 ‘운영사업자'로서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 등이 있다"며 "이는 온라인 플랫폼에 과중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중개플랫폼 책임 귀속의 근거와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배달앱을 예로 들며 자칫 조리 이상 문제도 배달을 한 업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도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는 플랫폼의 중개기능에 따른 적절한 책임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라며 "온라인 플랫폼은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 전체 집단이 비대면으로 거래하는 가상 시장에서 건강한 거래가 작동하도록, 적절한 룰을 만드는 중립성을 갖추면 될 뿐이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서 플랫폼 운영 사업자의 의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으로 제시했다.

송혜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김 교수 주장에 동감하며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중개인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플랫폼 시장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갖고 있는 만큼 가상장터를 조성하고 운영하는 자로서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성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자율준수협의회 실무위원장은 법안의 모호성이 시장에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전상법 개정안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법적 지위나 내용 역할에 맡는 책임이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며 "기존의 온라인플랫폼 사업자 개념을 전상법이 도입했지만 책임 의근거는 무엇인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가 모호하게 다가온다. 이로인해 소비자 오인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의 온라인플랫폼 개념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원재 계명대학교 교수는 "개정안은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역할이 다층적일 수 있다는 점이 정확히 반영되어 있지 않다"며 "온라인 플랫폼은 기본 이용 계약에 근거해 단순 정보교환, 연결 수단 제공, 거래 중개, 가상의 영업장 제공, 메타버스 같은 서비스를 제시하는 만큼 각각 단계별로 별도의 의무와 책임이 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위는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에 공감하면서 수정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석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과장은 "지적된 25조 내 온라인 플랫폼이 판매자와 연대책임으로 묶이는 게 맞는 것인지 등에 대한 의견을 반영해서 수정작업을 하겠다"며 "명확하고 예측가능한 책임이 부여되도록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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