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시대에 따라 전기이륜차 시장도 확장세를 맞이했다. 하지만 택배 등 고중량 물류 배송에 적합한 고성능 전기이륜차 개발은 지지부진하다.

현재 출시된 전기이륜차는 대부분 우체국 배달 등에 사용되는 기존 내연기반 이륜차보다 출력과 적재능력면에서 부족하다. 추후 대체를 위해선 성능을 전체적으로 높인 고성능 전기이륜차의 개발이 필요하다.

도로에서 배송을 수행하고 있는 오토바이 / 이민우 기자
도로에서 배송을 수행하고 있는 오토바이 / 이민우 기자
16일 이륜차 업계와 배송 업계에 따르면, 전기이륜차가 현재 내연기관 이륜차를 완전하게 대체하기 위해서는 성능 개선이 요구된다. 다량의 소포나 퀵·택배 등 무거운 물품 배송의 경우 현재 국내에 생산되는 전기이륜차로는 부족하다. 성능 문제로 대대적인 도입이 어렵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 출시된 대부분의 전기이륜차는 3~9㎾내외로 내연기반 이륜차의 배기량에 대입하면 30~80㏄쯤이다. 현재 사용되는 110㏄전후의 배기량을 지닌 배송용 이륜차보다 낮다. 9㎾수준의 출력을 지닌 전기이륜차도 많지 않다. 3~5㎾내외 출력을 지닌 전기이륜차가 다수다.

현재 1만4500대 정도의 이륜차를 배송용으로 운용하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도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초소형 전기차와 전기이륜차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면서, 우정사업본부에서도 전기이륜차 전환을 위한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조사후 사업을 뒤로 미뤘다. 조사 결과 현재 국내에서 판매·개발된 전기이륜차가 대부분 출력과 적재성능면에서 현재 사용 모델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현재 사용되는 이륜차를 전기이륜차로 전환하기에 앞서 국내 이륜차 생산업계에 가능한 모델을 타진한 바 있다"며 "접하게 된 전기이륜차의 제원들이 적재능력도 떨어지고 출력은 기존 모델 대비 80%쯤이라 안전 문제나 업무 지장등이 있을 수 있어 전기이륜차 도입을 위해선 현재 수준에 부합하는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탄소저감을 위해 운행중인 내연기반 이륜차의 전기이륜차 전환을 장려한다.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1.5배 많은 1억8000만원이다.

예산을 증액했지만 16일 서울특별시 기준 전기 이륜차 보조금은 80%가까이 남았다. 전기이륜차 보급에는 기업과 법인 등의 구매가 필요한데, 전체적인 성능미달로 선택지가 적어 도입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륜차 업계 한 관계자는 "추후에는 모르겠지만 현재 개발되는 전기 이륜차 대부분은 11㎾이하의 경형과 소형 전기 이륜차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출력을 높일 수록 모터와 배터리의 크기가 커지면서 설계와 가격대에 대한 부담이 있다. 최대출력 11㎾를 초과한 중형급 전기이륜차 개발이 더딘 점도 비슷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