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론 안 좋은 ‘엔씨’...글로벌보다 국내 돌아봐야

입력 2021.09.14 08:45 | 수정 2021.09.14 09:11

최저가 58만5000원. 한때 100만원을 육박하던 엔씨소프트(NC)의 13일 기준 주가다. 엔씨 주가가 60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올해 초 최고가를 찍었던 때와는 완전 정반대 상황이다.

급락은 지난달 26일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 출시 이후 흥행 실패 실망감이 이유로 꼽힌다. 80만원대였던 주가는 일주일만에 20% 넘게 급락해 60만원대를 유지했다. 엔씨는 상황을 타개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9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망한 투자자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만족을 얻지 못하게 된 배경에는 단순히 블소2의 실망감 때문만은 아니다. 앞서 트릭스터M과 리니지W 등 대작을 잇따라 발표한 것도 투자자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이용자 보이콧 등의 지적을 잊은채 전혀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는 올해 초 문양이라고 불리는 강화 아이템의 롤백 사건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일면서 이용자 비판을 받았다. 이 문양 롤백 사건은 리니지의 핵심 이용자인 일명 린저씨의 이탈에 결정적이었다. 그 결과 엔씨 수익을 견인하던 리니지 형제(리니지M·2M)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1위를 내줬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트릭스터M, 블소2 등 잇따른 신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게임 간 비즈니스모델 차별화가 어려웠고, 높은 과금 성향으로 인해 이용자가 이탈하면서 매출이 부진한 모습이다"라고 지적했다.

엔씨가 눈을 글로벌로 돌리며 리니지W를 출시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풀이된다. 나빠진 국내 상황을 돌파할 책략으로 리지니W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모양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 지역별로 선호하는 방식이 각기 달라서다. 아시아권 이용자와 북미, 유럽권 이용자 간 게임 플레이 성격이 상이하다. 서구권은 이용자 대 환경(PVE)을 선호하지만, 아시아권은 이용자간 대결 방식(PVP)이 각광 받는다.

엔씨의 과금방식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글로벌 흥행에 의구심을 키우는 이유다. 도박성을 높이고 나노 단위의 낮은 확률아이템을 파는 방식은 한국에서도 외면받는데, 과연 이런 생소한 과금 방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지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증권가 역시 글로벌 출시를 앞둔 리니지W에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대조적으로 ‘게임스컴 2021’에서 신작 ‘도깨비’의 추가 영상을 발표한 펄어비스는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영상 발표 직후 펄어비스 주가는 20% 이상 치솟았다. 주가 상승 추이가 중국발 게임 규제로 지금은 한풀 꺾였지만 이용자 반응은 여전히 좋다. 이용자 사이에서 "한국적 요소가 가미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경이 신선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한국형 MMORPG가 내세운 게임 구조에 이용자 피로도가 많이 쌓였음을 방증하고 있다.

엔씨는 줄어드는 한국 시장일 피해 글로벌로 눈을 돌릴 때가 아니라 국내 이용자가 진정 원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더 귀기울여야 할 때다. 그래야만 신규 유저가 유입되고 건전한 게임 생태계와 경쟁 환경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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