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게 지내'란 질문에 우울증 환자의 답

입력 2021.10.15 06:00

[북리뷰] 마음은 파란데 체온은 정상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

이처럼 답하기 난해한 물음도 없다. ‘잘 지내고 있자’고 하자니 지금의 현실이 녹록하지 않고, 잘 못 지낸다고 하자니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질 것만 같다. 특히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누군가는 대중성(?)에 따라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하지만,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지독한 고통이 감기처럼 잠시 앓고 지나가는 병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오죽했으면 실제 우울증 환자였던 『우울증 탈출』의 저자 다나카 케이이치가 우울증을 ‘마음의 암’이라고 했을까. 『마음은 파란데 체온은 정상입니다』의 저자 사예는 그런 속사정을 전한다.

첫 입사 2년 무렵, 자신이 85점짜리인데 100점짜리 가면을 쓰고 있는 것만 같은 ‘가면 증후군'을 겪고 있던 사예는 늘 본인의 밑천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며 자책하다가 급기야 옥상에 올라간 그날, 다행히 극단적 선택되신 "정신과"를 찾게됐다.

저자는 어떤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아야 하는지, 경험해본 정신과 의사의 유형은 어떠한지, 병원을 옮길 때 알고 있으면 좋을 팁을 전한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먼저 심리상담. 약을 쓰기보다 심리 상담을 통한 인지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지 않아 부담이 적다. 다만 1회 6만~15만원 정도로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 참고로 정신과는 대개 3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초진은 여러 심리검사를 받고, 증상을 상세하게 구술해야할 필요가 있으니 예약을 하고 시간을 넉넉하게 가질 필요가 있다.

성향이 맞는 선생님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저자 역시 수 차례 병원은 옮기는 수고로움을 감수했다. 병원을 옮길 때 중요한 건 먹던 약과 진료 기록을 챙기는 것이다. 그래야 새로운 의사선생님을 만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리셋'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있다.

우울감으로 힘든 상황이라면 웬만하면 약을 먹는 것을 저자는 권한다. 약을 먹으면 "멍해져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는 선입견"이 있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반대로 "드라마틱하게 나아지지도 않는다." 6년째 정신과를 다니고 있는 저자는 혈압약이나 그 외 평생 복용해야할 약처럼 정신과 약도 그런 종류의 하나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자책하지 않는다. 몸이 아프면 약을 먹고 치료를 받듯이,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체계에 문제가 생긴 생물ㆍ화학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신 "임의의 판단으로 약을 끊거나 조절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여성인 저자는 우울증 해소에 도움되는 생활팁으로 ‘노브라'(여성 상의 속옷 입지 않기)를 권한다. "우울감이 지속되면서 뭔가를 내려놓아야겠다고 생각한" 저자는 ‘불편한 속옷’을 내려놓게 됐고, "신세계를 경험"한 이후에는 계속 노브라를 고수하고 있다. 발진이 일어날 수 있는 니플밴드보다는 ‘노브라티'를 애용한다. 저자는 노브라가 "일상의 소소한 스트레스를 더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한다. 비단 속옷이 아니더라도 생활 속에서 작게나마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있다면 그걸 해결하는 게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이번 책을 저술하면서 경험한 여러 행복감을 전하며,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았으면 하는 소망을 전한다.

서믿음 기자 mes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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