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니] 겉과 속 다른 오프로드 SUV,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입력 2021.12.11 06:00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롱바디)은 과거 지프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그랜드 체로키를 개조해 최초로 3열을 탑재한 모델이다. 그랜드 체로키 4세대까지는 1~2열에 트렁크를 탑재한 숏바디 모델만 나왔다. 5세대부터는 3열을 추가한 롱바디 모델도 같이 내놓기 시작했다. 4세대까지 유지했던 지프 플래그십 모델 자리는 5세대를 출시한 2021년부터 왜고니어에 자리를 내줬다.

그랜드 체로키는 국내에서 대형 SUV로 분류되지만, 4세대까지는 포드 익스플로러 등과 비교해 길이가 짧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3열로 설계된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이 등장하면서, 규모면에서 경쟁 차종과 동일 선상에서 경쟁이 가능하다. 대형 SUV로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길이 열렸다.

지프는 11월말 한국에 그랜드 체로키 L을 출시했다. 그랜드 체로키 L의 한국 출시는 아시아 프리미어(아시아 최초공개) 사례다. 아직 3.6리터 V6 가솔린 엔진 단일 사양으로 들어왔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생산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한국에 발 빠르게 진입했다.

IT조선은 최근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 L을 시승했다. 시승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에서 출발해 판교와 수지를 돌아 용인을 반환점으로 돈 뒤, 광주 방면의 태전 분기점을 거쳐 복귀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탑승 모델은 오버랜드(Overland)이며 차량 색상은 브라이트 화이트다.

IT조선이 시승한 5세대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 오버랜드 모델 / 이민우 기자
올 뉴 그랜드 체로키L과 마주했을 때 곧장 느낄 수 있는 점은 길이감이다. 숏바디만 출시됐던 4세대 모델과 비교해,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은 롱바디 모델답게 전장을 5220㎜로 설계해 기존 차량보다 400㎜ 더 길어졌다. 휠베이스도 3090㎜으로 포드 익스페디션(3110㎜)과 비슷한 수준이다.

휠베이스가 길어진 만큼 내부 공간도 넓고 길다. 1열과 2열 모두 레그룸(하체가 위치하는 공간)이 넉넉하다. 3열에서 트렁크(적재용량 450L)로 이어지는 영역도 상당히 길다. 3열만 폴딩해도 눕거나 골프백 2개를 수납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면적이다. 3열만 아니라 2열도 풀폴딩해 평탄화를 시도할 수 있어 차박만 아니라, 최대 2390L의 적재용량을 보유할 수 있다.

5세대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의 3열 풀폴딩 시 내부 공간 사진 / 이민우 기자
길고 육중한 몸체를 지녔지만, 겉보기와 달리 민첩하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잡아보면, 대형급 SUV 차량에서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육중함이 아닌 가벼운 감각이 느껴진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의 겉면과 크기를 생각하고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의도했던 것보다 차량이 훨씬 빠르고 많이 움직인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의 빠르고 민첩한 조작 성능은 도심 등 복잡한 주행 환경이 많은 국내에선 이점이 있다. 대신 대형SUV와 오프로더의 육중한 감각과는 멀어지는 만큼, 운전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5세대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의 1열과 2열 전경 / 이민우 기자
주행 시 스티어링 휠과 운전석 등에서 느껴지는 노면 진동·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은 상당하다. 꽤 울퉁불퉁한 도로를 통과해도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한다. 핸들링 시 손목과 팔에서 느껴지는 감각도 준수하다. 코너링과 선회 시 스티어링 휠에서 매끄러움과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다만 정지 상태와 저속 주행 시에는 스티어링 휠에서 미약한 진동이 올라오는 경향은 있다.

과속방지턱 등 장애물을 넘을 시, 새롭게 탑재된 가변 에어 서스펜션(도로 조건에 따라 공기압 조절해 승차감 변화)은 처음엔 단단하게 차체를 잡아준다. 이후 마지막에는 내려오면서 잡아준 차체를 놓아 속도를 받아 빠르게 통과하도록 한다. 오프로드 주행을 해보진 않았지만, 60㎝이상의 도강 높이 조절 등 기능과 함께 올 뉴 그랜드 체로키L의 오프로드 기능을 책임질 주요 기능으로 생각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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