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메인보드 시장, 친환경 가미된 다양한 신제품들의 향연

2008년 상반기 메인보드 시장 역시 지난 2007년 못지 않게 다양한 신제품들이 쏟아져 많은 유저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지난 6월 개최된 IT 최대 전시회 '컴퓨텍스'를 전후로 메인보드 칩셋 '빅3' 제조사 인텔, AMD, 엔비디아에서 각각 새로운 플랫폼을 대거 선보이고 본격적인 여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올해는 저전력을 필두로 한 친환경 열풍이 PC 시장에도 거세게 불어닥치면서 메인보드 시장에도 큰 지각 변동을 몰고 왔다. 아수스의 EPU와 기가바이트의 DES Advanced가 친환경 메인보드를 출시해 '그린' 시장의 포문을 열었고, MSI도 Dr.MOS 기술로 여기에 가세함으로써 친환경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그럼 과연 지난 2008년 상반기 다나와 소비자들은 어떤 메인보드를 주로 구입했으며, 어느 브랜드에 손을 들어주었는지 다나와 리서치 자료를 통해 조사해보았다. 아울러 이 리서치 자료를 바탕으로 상반기 메인보드 시장의 트렌드는 어땠으며, 하반기 시장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 간단하게 점쳐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참고로 다나와 리서치는 다나와 연동몰을 통해 판매된 제품의 수를 집계한 것이기에 전체 PC 시장의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1. 인텔 CPU vs AMD CPU - 비교적 잔잔한 항해

먼저 지난 상반기 판매된 메인보드 중 인텔 소켓 제품과 AMD 소켓 제품의 판매량 비율을 집계해 보았다. 이는 비단 메인보드의 판매량 뿐만아니라 프로세서 시장의 판매량도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주요 PC 부품 시장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자면 인텔 소켓과 AMD 소켓 메인보드가 각각 6:4 정도의 비율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매월 소폭의 변화를 보이고는 있으나, 모두 1~2% 내외라는 점에서 신제품 프로세서의 출시로 인한 갑작스러운 지각 변동은 없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메인보드 소켓별 판매량 - 인텔 소켓 vs AMD 소켓

2. 칩셋 제조사별 판매 순위 - 치열한 2위 다툼, 그 승자는?

다음으로 지난 6개월 간의 메인보드 칩셋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조사해보았다. 현재 일반 리테일 시장에서 판매되는 메인보드 대표 브랜드로는 인텔, AMD, 엔비디아, 비아 등 4개를 꼽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인텔 메인보드가 지난 6월 54%의 점유율로 과반수를 차지함으로써 지난 하반기에 이어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 다음을 엔비디아가 20% 중반, AMD가 20% 안팎의 점유율로 불꽃튀는 2위 싸움을 하고 있으며, 비아의 경우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며 경쟁에서는 다소 밀리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 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엔비디아와 AMD의 2위 경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두 업체는 한쪽이 떨어지면 다른 한쪽이 올라가는 반비례 양상을 기록하고 있어 다른 업체들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양상이라면 향후 2~3달 안으로 AMD의 역전도 점쳐볼 수 있겠지만, 워낙에 변화가 심한 메인보드 시장이다보니 정확한 예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칩셋 제조사별 점유율

3. 메인보드 칩셋 판매 순위 - 인텔 독주 단연 눈에 띄어

아래의 그래프는 메인보드 칩셋별 판매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가장 대표적인 칩셋 6개를 선정했다. 다른 그래프들이 비교적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평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비교적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인텔 보드의 경우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와 일반형 메인보드 부분에서 모두 최상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메인보드 시장 최강자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메인스트림급 제품으로 자리잡은 P35가 22%를,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 i945GC가 16%를 기록하는 등 '일반'과 '내장'의 두 부분 모두 인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프 중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다름아닌 AMD 690G와 780G의 판매량 변화. 780G는 출시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해가며 AMD의 대표적인 보급형 메인보드 690G의 점유율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이는 780G 칩셋이 세대 교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라면 그래프에 기록된 6개의 제품 중 5개가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라는 점이다. 그만큼 내장 그래픽 제품의 성능이 우수해지고 가격도 저렴해져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멀티미디어용 홈씨어터PC와 슬림PC의 수요가 게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M-ATX 타입이 주를 이루고 있는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 시장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칩셋별 판매량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다)

4. 내장 그래픽 vs 일반 메인보드 판매 순위

다음으로 내장 그래픽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와 외장형 VGA만을 지원하는 일반 메인보드의 판매량을 알아보았다. 약 7:3 정도의 비율로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의 판매량이 크게 앞서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현재 메인보드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는 제품이 P35이긴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상위권의 대부분은 내장형 메인보드가 차지하고 있어, 전체 메인보드 시장에서 내장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내장 그래픽 메인보드 vs 일반 메인보드

5. 하반기 전망 - P45 칩셋, P35 이어받을듯 / 친환경 경쟁 극에 달할듯

지금까지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상반기 메인보드 시장의 트렌드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요약하자면 인텔의 독주 속에 엔비디아와 AMD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으며, P35 칩셋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할 수 있다. 또한 내장 그래픽 시장이 더욱 커지는 등 멀티미디어 시장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럼 여기서 한 가지, 하반기 메인보드 시장의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던 인텔 P45 칩셋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P45 칩셋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하반기 메인보드 시장을 이끌 '핵'으로 꼽으며, 메인스트림의 명성을 지킬 것이라 예상했다. 지난해 P35 제품이 그러했듯 말이다.

하지만 막상 모습을 들어낸 P45에서 성공을 예감하는 긍정적인 평가보다 실망스러운 목소리가 더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전 제품과 비교해 큰 변화를 찾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과거 P35가 빠르게 P965의 자리를 이어받았던 것과 비교해 다소 늦은 늦은 속도로 시장을 점유해가고 있다.

그러나 어찌됐든 P45 제품은 P35의 자리를 계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품이 라인업도 더욱 풍부해질 것이며, 가격도 점차 하락하게 될 것이다. 물론 앞서말한 이유로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도 있지만 결국 하반기 중으로 P35 자리를 물려받을 것임은 자명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친환경 열풍도 전반기보다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아수스, 기가바이트, MSI가 각각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머지않아 다른 제조사들도 이 열풍에 가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하반기 메인보드 시장을 좌지우지할 키워드는 '친환경'이 될 것이다.

다나와 홍진욱 기자 honga@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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