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별 거 아닌줄만 알았더니…

신종 인플루엔자 공포가 한차례 지나갔다. 지난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 동안 신종 플루 감염 의심환자 신고접수건수가 5건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앞으로 이런 신종 플루 증상 같은 일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재예방센터 리처드 배서 소장대행은 최근 모 언론에서 “매년 계절 독감으로 미국에서 3만 6천이 숨진다”고 밝힌 바 있다.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질병의 중심에는 ‘감기’가 있다. 흔하다고 해서 ‘덜 위험한’ 종류의 것은 아닌 것이다. 특히 감기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천식, 기관지염 등의 합병증까지 불러올 수 있다. 무엇보다 감기에 대한 바른 이해와 예방 의식이 필요하다.

손의 청결만 유지해도 질병의 60%는 예방할 수 있다. 손에 묻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씻어내는 데는 액상타입의 알코올 소독제가 효과적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병원 연구진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감염통제저널’에서 액체손소독제, 비누로 손을 씻은 뒤 검사를 한 결과 알코올성분의 액체손소독제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플루엔자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것 외에 손에 점액을 묻힌 후 눈을 비비는 경우에도 감염되므로 손으로 코, 입 등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호흡기를 통한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기침을 하거나 코를 흘릴 때 휴지로 가리면 전염을 방지할 쓰 있다. 재채기를 할 때는 상대방과 4-5m 거리를 두는 것이 좋으며 쓰고 난 휴지는 다른 사람이 만지지 않도록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 마스크 착용도 효과적이다.

5월은 환절기인만큼 감기에 걸리기 쉽다. 특히 일교차가 심한 요즘은 무턱대고 얇은 옷을 입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저녁 외출 시에는 가볍고 걸치기 편한 아웃도어를 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적절한 수분 섭취는 몸의 신진대사 및 노폐물 배출을 원활하게 하여 감기와 같은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막아 준다. 수분 섭취는 순수한 물을 통해서 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인스턴트 음료는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소금물 가글은 감기 초기 증상을 잡을 때 효과적이다. 소금물로 양치질을 하고 입에 머금어 목 부위를 세척하면 목감기의 경우 목의 통증은 물론 감기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다. 또한 죽염알갱이를 수시로 입에 넣고 침으로 녹여 삼키는 것윽ㄹ 반복하면 감기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진정된다.

무는 비타민C가 많아 일반적인 감기 증세에 도움이 되고 특히 점막의 병을 고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가래가 끊이지 않고 기침이 자주 나올 때 좋은 효과가 있다. 무를 치료약에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얇게 저며 썬 무를 넣고 꿀을 가득 부어 하룻밤 정도 서늘한 곳에 두면 맑은 즙이 우러나온다. 이 즙을 두 숟가락 정도씩 마시면 가래도 쉽게 가라앉고 몸의 피로까지 풀어준다. 번거로우면 그냥 무를 껍질째 갈아 즙으로 마셔도 좋다.

독감이거나 감기가 아주 심할 경우는 운동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하지만 가벼운 감기일 때는 격한 운동만 아니라면 특별히 감기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밝혀졌다. 훌라후프나 줄넘기, 윗몸 일으키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유용하다. 단, 주의할 점은 운동으로 땀을 낸 뒤 바람에 땀을 식히지 않고 바로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론 이클리스 교수팀이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잠을 충분히 자면 독감 예방백신을 맞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남녀 1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에서 잠을 제대로 자는 사람의 감기에 걸리는 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5분의 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숙면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올바르고 규칙적인 생활로 생체시계를 올바르게 작동시켜야 한다. 저녁식사는 수면을 취하는 3시간 전까지 하는 것이 좋고 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잔이나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숙면 베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감에는 비타민C가 사과보다 8-10배나 많이 들어있고 다른 과일에는 거의 없는 비타민 A도 함유하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을 막고 호흡기 계통의 감염에 대해 저항력도 높여준다. 또한 파는, 비타민 A와 C,칼슘, 칼륨 등이 풍부하여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위장기능이 활발해지도록 도와준다. 이는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해 식욕 증진은 물론 발한, 해열, 소염 작용으로 감기의 예방이나 치료, 냉증에서 오는 설사에도 효과적이다.

이 모든 것을 챙기는 것이 어렵다면 어서 빨리 병원으로 가라. 병원에서 예방 접종을 맞고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이것도 어렵다면 젖은 빨래를 널어두면 되는 일이다.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조절하고자 한다면 물통을 먼저 깨끗이 닦은 뒤에 사용해야 미생물로 인한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감기는 완전히 호전되었는데 유독 기침이 멈추지 않거나 콧물이 계속 나온다면 기관지 천식이나 축농증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진찰을 받아보도록 한다.

다나와 김보미 기자 / poppoya4@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