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이슈는 35mm 디지털 카메라였다. 2012년에는 총 10종의 35mm 디지털 카메라가 발표됐는데, 이 가운데에는 DSLR 카메라뿐만 아니라 35mm RF,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도 있다는 점을 주목해보자. 이러한 면에서 2013년 35mm 미러리스 카메라 소식은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기술적인 면에서 봐도 35mm 미러리스 카메라 등장 가능성은 높다. 35mm 이미지 센서는 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미러리스 규격은 SLR 구조에 비해 본체 크기를 작게 줄일 수 있으며, 이 장점을 앞세워 시장 규모를 해마다 키우고 있다. 상급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35mm 미러리스 카메라는 고화질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다. 기술과 수요, 트렌드가 모두 35mm 미러리스 카메라 출현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2013년 35mm 미러리스 카메라를 발표할 유력한 제조사는 어느 곳일까?  단연 소니다. 소니는 현재 35mm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제조사다. 소니 35mm 이미지 센서의 성능은 이미 많은 제품을 통해 검증됐으며,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 관련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35mm 미러리스 카메라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35mm DSLR 카메라 a99,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사이버샷 RX1에 쓰인 이미지 센서와 기술을 조금만 다듬는다면, 35mm NEX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삼성전자의 저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탁월한 반도체 기술을 앞세워 이미지 센서 제작 및 생산에 매진해왔다. 삼성전자 NX 시리즈의 이미지 센서 및 렌즈는 화질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로 APS 타입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다름아닌 삼성전자 NX10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삼성전자의 35mm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는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펜탁스-리코 역시 35mm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펜탁스는 이미 10년 전에 35mm DSLR 카메라를 개발해낸 기술력이 있다. 역사와 인지도를 지닌 펜탁스 K 마운트 렌즈군 역시 든든한 배경이다. 게다가 펜탁스가 2012년 발표한 미러리스 카메라, K-01은 플랜지백 변화 없이 SLR 구조에서 미러만 삭제한 제품이었다. 35mm 이미지 센서만 확보된다면, 펜탁스는 언제든 K-01과 같은 형태의 35mm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할 수 있는 셈이다.

 

리코 GXR의 35mm 모듈 출시도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리코가 출시한 GXR A12 M 마운트 유니트를 기억하는가? APS 타입 이미지 센서와 라이카 M 렌즈 마운트를 장착한 이 제품은 매우 획기적이었다. 초점을 MF로 조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것은 라이카 M 렌즈 자체가 MF였기 때문이다. 펜탁스 K 마운트의 AF 접점을 사용한 35mm GXR 유니트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물론, 35mm 미러리스 카메라 등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과거에 비해 제조 가격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35mm 이미지 센서의 수율은 여전히 낮고 가격은 높다. 35mm 대형 이미지 센서는 미러리스 카메라에 쓰이는 콘트라스트 검출 방식 AF를 구현하기에 불리하다. 35mm 규격 렌즈를 사용하려면, 35mm 미러리스 카메라의 크기는 필연적으로 APS 타입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커져야 한다. 무엇보다, 35mm 미러리스 카메라는 그에 맞는 렌즈군이 수반돼야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센서 수율 문제는 점차 개선됐고 지금도 개선되고 있다. AF의 경우 콘트라스트 AF 시스템에 위상차 AF 모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AF를 적용한다면 속도와 정확성 모두를 잡을 수 있다. 35mm 판형을 구현하느라 본체 크기가 커졌다면, EVF나 Wi-Fi, 회전형 모니터 등의 편의 기능을 추가해 사용 편의성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만 하다. 35mm 미러리스 카메라에 기존 SLR 렌즈와의 호환성을 추가하거나,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의 APS 규격 이미지 서클을 지원하는 전용 촬영 모드를 추가한다면 렌즈군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다.

 

포토키나 2012의 주역은 스탠다드급 35mm DSLR 카메라와 RF / 콤팩트 카메라였다. 포토키나 2014의 주인공이 35mm 미러리스 카메라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만, 시장 상황과 기술 발전의 속도를 고려해보면 35mm 미러리스 카메라는 그 전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IT조선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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