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기자] 국내 이어폰 전문업체 티피오스(T-PEOS, 대표 허훈)의 이어폰이 이어폰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다. 그 동안 이어폰은 젠하이저, 소니를 비롯한 해외 제품들이 국내 헤드폰/이어폰 시장을 장악해 국산 제품을 만나볼 기회조차 흔치 않았는데 티피오스는 국산으로는 드물게 복수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하거나,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BA(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를 혼용하는 등 프리미엄급 사양의 이어폰을 잇달아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닛 구성을 살펴보면 H150은 BA(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와 2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했고 DD-200은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H300은 H150과 마찬가지로 BA 드라이버와 2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했지만 크기를 대폭 줄였고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두드러진다.

 

 

2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1개의 BA 드라이버가 결합된 H150

 

국내 기술로 제작된 H150은 더블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BA가 결합한 독특한 유닛 배열방식을 보여준다. BA는 고음 영역을 더욱 선명하고 풍부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두 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은 중저음 영역의 베이스를 강화해 각 주파수 대역에서의 최적화된 음원을 출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각 유닛의 음을 분리·공급해 주는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회로를 직접 설계해 음역 간의 밸런스를 잡았다.

 

▲ 다이내믹 드라이버 2개를 사용해 하우징 크기가 다소 큰 게 흠. 뒤쪽의 구멍은 에어 덕트다.

 

H-150에 사용된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은 지름 8mm 크기다. 이 드라이버 유닛이 2개 사용되고 BA 드라이버까지 사용되다 보니 하우징의 크기가 커진 게 흠.

 

제품 뒷면에는 에어 덕트를 둬 내부에서 불필요한 음이 회절하지 않고 빠져나가도록 했다. 케이블은 납작한 플랫 케이블(일면 칼국수 줄)을 사용해 잘 꼬이지 않도록 배려했다. 구성품은 3 종류의 이어팁과 컴플라이 폼팁, 그리고 귀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이어후크와 옷에 이어폰을 고정시킬 수 있는 클립, 유럽식 4극 변환용 젠더, 파우치 등 풍부하게 제공된다.

 

▲ H150의 구성품

 

 

H150의 가격은 10만 원 내외로 형성됐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유닛 구성과 액세서리 구성은 상당히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큰 하우징과 유명 브랜드 제품들보다 투박한 디자인은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음질은 전체적으로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고 풍부하다. 복수의 드라이버 유닛을 채택한 만큼 음질적인 면에서 세세한 소리들도 잘 재생한다. 하이파이 제품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은 갖췄다. 다만 저음/중음/고음역의 편차가 상당해 고음이 쏘는 듯 들리고 저음역이 강하다 보니 중고음역이 두드러지지 않고 한 발 물러선 듯 들리는 점은 아쉽다. 이어폰 하우징이 크고 묵직해 착용감이 좋지 않은 점도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BA 드라이버를 없애고 가격을 낮춘 DD200

 

▲ H150에서 BA 드라이버 유닛을 제거하고 가격을 낮춘 DD200 이어폰

 

DD200은 H150에서 BA 드라이버 유닛을 제거한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 탑재 이어폰이다. BA 드라이버 유닛의 가격이 비싼 만큼 그것이 제거된 DD200은 상당히 저렴하다.

 

유닛 구성은 H150과 동일한 8mm 구경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2개가 병렬 구성됐다. 하나의 유닛이 저음을, 하나의 유닛이 중고음을 담당하도록 설계했으며, 동급 가격대 제품보다 단단한 저음을 들려준다. 다만 보컬의 목소리와 고음역이 또렷이 부각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 DD200의 구성품

 

DD200은 가격이 저렴한 만큼 3종류의 이어팁과 이어폰 클립만 액세서리로 제공된다. 전용 파우치는 다른 제품들처럼 두툼한 소재가 아닌 얇은 천 재질이지만 그리 싸 보이지는 않는다.

 

 

2개의 BA 드라이버를 탑재해 크기를 줄이고 음질을 높인 H300

 

H300은 티피오스의 최고급 이어폰이다. 제품 가격도 29만 7000원으로, 타사 중상위급 이어폰 가격에 준한다.

 

최고급 제품답게 스펙을 또 한 단계 높였다. H300은 2개의 BA 드라이버 유닛과 1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을 사용한 3웨이 하이브리드 이어폰이다. BA 드라이버 유닛은 각각 고음역, 중음역을 담당하며,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이 저음역을 담당한다. 똑같이 3개의 유닛이 사용됐지만 H150(2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1개의 BA 드라이버)과는 정 반대로 구성됐다.

 

▲ 2개의 BA 드라이버와 1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로 구성된 H300

 

초소형으로 만들 수 있는 BA 드라이버를 늘리면서 제품의 크기 또한 대폭 줄어들었다. 여기에 알루미늄 바디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고 아노다이징 처리로 컬러를 입혔다.

 

가장 큰 특징은 케이블 분리형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고급 이어폰들의 경우 케이블 교체가 가능해 단선이 되더라도 케이블만 교체하면 꾸준히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이어폰 고장이 케이블 단선이 원인인 만큼 H300은 케이블이 단선되더라도 케이블을 교체하면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H300은 케이블 분리가 가능하며 교체용 케이블도 추가로 동봉됐다.

 

케이블도 추가로 1조를 제공해 단선 시 케이블 구입비용이 들지 않도록 배려했다. 액세서리도 상당한 수준이다. 9개의 이어팁과 1개의 컴플라이 폼팁이 제공된다. 이어팁은 싱글 슬리브, 더블 슬리브 타입이 함께 제공된다. 가운데 뚫린 구멍의 크기에 따라 타격감이나 공간감, 저음의 양감이 조금씩 달라지게 되니 자신의 귀 모양과 청감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고급 파우치와 6.3mm 이어폰 어댑터, 이어폰 클립도 동봉됐다. 고급 제품답게 품질보증서도 들어있다.

 

▲ 최상위 제품답게 구성품이 풍부한 H300

 

H300은 음질이 상당히 훌륭하다. 하위 모델에서 부족한 느낌이 들었던 보컬의 소리도 한층 명료하게 들려준다. 저음은 여전히 살짝 과한 듯한 느낌이 들지만 공간감도 풍부하고 악기의 소리들도 굉장히 사실적으로 들려준다. 정위감이 좋아 여러 세션의 소리가 명확히 분리되고 드럼의 어택, 심벌즈의 청명한 소리도 잘 들려준다.

 

단점도 존재한다. 적어도 하이엔드 급이라면 신경 쓰이지 않아야 할 터치 노이즈가 여전히 존재하며 풍부한 저음, 명료한 고음 대비 중음역대가 부족한 듯해 장르에 따라 어색한 곡들이 드문드문 들린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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