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15일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다시 만나 약 4개월간 지속된 KB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무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란히 선 이건호 전 국민은행(왼쪽)과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사진=얀합뉴스)

 

이날 임영록 전 회장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억울함은 없다"라는 말로 본인의 심정을 밝혔고, 이건호 전 행장은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말해, 이 둘의 의견차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우선, 임영록 전 회장은 의원들이 이어지는 질의에 대해 "KB금융그룹의 전 회장으로서 오랜 기간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모든 일이 본인의 부덕의 소치"라고 말문을 열었다.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한 소송 제기와 이를 취하한 이유로는 "짧은 시간에 제재 절차가 진행됐기 때문에 KB금융 수장으로서 어떤 과실을 일으켰는지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두 CEO의 직적접인 갈등이 된 주전산기 교체 문제에 대해서는 절차대로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임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은행에서 IBM 메인프레임으로 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조건이 안 맞으면 유닉스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었다"면서 "IBM과 협상이 잘 안되면서 은행 측에서 유닉스 전환을 검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행장 역시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에 대해서는 수용하지만, 본인의 행동에 대해 후회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행장은 "은행은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제가 그 자리에 있는 게 마땅치 않다고 판단했다면 이를 존중하고 물러나는 게 맞다"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기초자료가 허위 조작됐고 이를 이사회와 금융당국에 보고한 행동에 대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내가 무엇을 달리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