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스마트홈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대부분의 영역에 방대하게 걸쳐 있는 융합사업의 결정체다. 이 때문에 국가별, 기업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마트홈 관련 사업자들은 ‘소비자’가 아닌 ‘제공자’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홈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철저한 이용자 관점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스마트홈은 오토메이션, 엔터테인먼트, 스마트워크/교육, 에너지관리, 보안, 헬스케어, 스마트가전, 스마트카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대부분의 영역에 방대하게 걸쳐있는 융합사업의 결정체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의 발달로 모든 것은 연결되면서 사물인터넷(IOT)은 관련 사업자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국내외 스마트홈 관련 사업자들은 ‘소비자’ 즉, ‘이용자’가 아닌, 철저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잘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영관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이상적인 스마트홈은 주거에 필요한 생활환경에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융합해 궁극적으로 이용자 일상생활의 편익 증진 니즈 충족에 있어야 한다”며 “국내외 사업자의 사업현황과 미래 비전을 살펴보면 이용자의 요구보다는 사업자가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통신에 연계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가전 사업자는 가전제품에 연계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기가토피아’ 플랜을 발표했다. '기가토피아 플랜'이란 기가와 유토피아의 합성어로, 지금보다 최대 10배 빠른 인터넷으로 인간과 사물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에 제한적으로 제공하던 통신 중심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융합형 서비스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다.

SKT는 ‘홈 네트워크 사업’과 ‘홈 모니터링’ 중심 서비스를 결합해 ‘스마트 앱세서리’ 서비스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스마트 앱세서리는 교육용 스마트 로봇, 초소형 프로젝터 스마트 빔, 미아방지 기기 스마트 코인 등 스마트폰 주변기기를 뜻한다. 내년까지 총 11개 내외의 스마트 앱세서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홈패드인 ‘홈보이’를 중심으로 관련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홈 개념도(그림=삼성전자)
삼성전자 스마트홈 개념도(그림=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클라우드’를 활용해 사용성과 대상 전자기기를 확대시킨 스마트홈 개념도를 발표한 바 있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홈 IoT 환경을 정의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 손목시계 등 모바일 기기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연결했다. 
LG전자는 ‘스마트박스’ 중심의 스마트 홈에 가장 근접한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 가전에 ‘스마트폰’을 연결시켜 문자기반의 가전제어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TV 냉장고, 세탁기에 스마트 기능을 추가해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홈챗’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스마트홈 제품과 서비스는 기존 사업의 연장일 뿐 이용자가 어떻게 편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용자 고민은 전혀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지적이다. 그는 애플의 스마트 홈을 예로 들며 “2013년 애플이 공개한 스마트홈 특허 이미지는 집이라는 ‘공간’이 아닌 소비자라는 ‘개인’의 움직임에 따라 주변 기기들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스마트홈 구성도(그림=애플)
애플의 스마트홈 구성도(그림=애플)
이 밖에도 김 연구원은 현재 스마트홈 사업의 한계로 표준화 부재에 따라 기기 간 연결이 어렵다는 점, 이용자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 실생활에 녹아 들지 못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수많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최종 목표인 '이용자'를 망각했을 때 역사 속에서 사장됐듯이, 스마트홈 또한 최종 목표인 '이용자의 필요'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