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전파 속도 대비 느린 백신 개발에 공포감 엄습
HIV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대용
셀트리온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중화 물질 개발 완료"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백신 개발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세계 각국은 관련 백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완료까지는 약 3~4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당장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 없다는 점에서 공포감이 커진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연구를 지속한 제약사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섰다. 우한 폐렴이 사스(SA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들 제약사에 거는 기대가 높다.

./픽사베이 갈무리
./픽사베이 갈무리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염기서열 정보에 따르면 박쥐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높다.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상동성(89.1%)을 보였다. 상동성은 유전자 유사 정도다. 사람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는 메르스가 50%, 사스 77.5%의 상동성이 나타났다. 유사성이 낮지 않은 셈이다.

관련성을 이유로 중국 디탄병원 등 일부 병원은 감염 환자에게 사스와 메르스 당시 대체 치료제로 쓰였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관련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를 투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백신이 없어 해당 치료제가 대체 치료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각국, 백신 개발에 한창

미국과 중국, 호주 등 세계 각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질병통제센터(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종균을 성공적으로 분리추출하고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슈 웬보 바이러스질병통제연구소장은 1월 26일(현지시간) "우한 폐렴 백신 개발을 시작했다"며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해 종자 균주를 선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은 미국 보건복지부(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 연구소는 파트너사 DNA 백신 기술 플랫폼과 메르스 백신 연구 등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메르스 특허 취득·우한 공장 설립…‘셀트리온’에 관심 집중

제약바이오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앞서 메르스 사태때 지속적으로 연구해 메르스 백신과 관련 특허를 개발한 기업이다.

미국 노바백스는 메르스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그레그 글렌 노바벡스 성장·연구 부문 회장은 지난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다"며 "안전한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셀트리온도 높은 관심을 받는다. 셀트리온은 2015년부터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에 중화활성을 갖는 결합 분자’라는 명칭의 특허를 취득했다.

2019년 8월 공개된 이 특허는 박쥐 등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결합 분자를 다룬 내용을 담았다. 셀트리온은 이 특허안에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진 특정 단백질에 반응하는 분자를 개발했다"며 "이 결합 분자는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중화 효력을 가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특허에 "본 발명 과제는 상기 결합 분자를 포함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을 제공이다"라며 "상기 결합 분자를 포함한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용 키트또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직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다 보니 임상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특허 출원과 물질 개발은 완료된 상황으로 향후 개발 과정에서 백신 등 다각도 형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이 우한 폐렴과 관련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세계 2위 규모 제약바이오 시장을 갖춘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중국 바이오산업 메카인 우한에 중국 내 최대 규모(12만리터)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우한시 공장 설립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후베이성 정부와 긴밀하게 모니터링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에 민감한 업종의 특성상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