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기로 오프라인 중심 경제가 온라인으로 급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잇따라 바이러스나 국제 무역갈등, 기후 변화같은 통제 불가능한 외부요인이 오프라인 중심 서비스 업계를 덮치면서다. 국내 업계도 빠른 디지털 전환으로 향후 외부요인 영향에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여파로 탈오프라인화가 가속화된다. 중국 정부가 나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O2O와 무인상점, 로봇을 적극 활용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이 우한시에서 자율주행형 배달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이 우한시에서 자율주행형 배달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각 전자상거래 업체에 라스트마일(차에서 내려 고객 집 앞까지의 단거리 배송)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오프라인에서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상황을 염려해 둔 조치다.

업계는 빠르게 대응했다. 지난 2일부터 중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과 신선식품 체인, 채소시장 등 전통 시장은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업해 식품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식배달 앱 서비스인 어러머는 중국 현지 38개 도시에서 온라인 채소 구매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생활밀착형 O2O서비스인 징동따오찌아가 운영하는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는 100개 도시 내 1000개 이상 매장이 참여했다.

시범 운영 정도였던 스마트 무인판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기로 빠른 속도로 현장에 도입되는가 하면 무인물류, 무인편의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우한시에 임시로 문을 연 훠션샨(火神山) 병원은 2일부터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무인판매 플랫폼 하이센다(淘鲜达)가 도입됐다. 징둥은 3일 중국 우한시에서 스마트 무인 자율주행 배송로봇 운영을 시작했다. 무인 로봇은 우한 시내를 오가며 생필품을 배달한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무인배송과 스마트 물류시스템 구축 등 항(抗)바이러스, 고(高)효율적 상품 배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AI, 로봇, 빅데이터, IoT 기술도입을 확대할 전망이다"라며 "한국도 화장품과 생활용품, 식품 등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소비재의 온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라스트마일 유통물류를 확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디지털 전환 연착륙 위한 한국 정부지원 필요

국내서도 탈오프라인 및 스마트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롯데 등 오프라인 유통사는 이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마트는 자율주행 카트 일라이를 도입하고, 배달 앱 배달의민족은 속초 횟집 등에 자율주행형 서빙로봇을 공급했다.

코로나19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외부 요인 영향에서 자유로우려면 보다 빠르게 디지털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코로나19 대응방안 일환으로 온라인 상거래 지원정책을 내놨다. 온라인쇼핑 업체 G마켓 등에 온라인 특별기획전을 마련하고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온라인 중기유통센터인 ‘가치삽시다' 판매 수수료를 기존 5%에서 2.5%로 한시적으로 할인하고 입점과정을 간소화해 입점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정책도 내놨다.

다만 온라인 판로지원 수준을 넘어 전반적인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 규모가 작다보니 디지털 전환을 꾀하기는커녕 코로나19같은 일시적 경제여파에도 기업 전체가 휘청이기 때문이다.

한 오프라인 행사 플랫폼 스타트업 관계자는 "당장 서비스 분야를 확대하고 싶어도 처음 사업 시작 때부터 해왔던 아이템을 버리고 뛰어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라며 "사업을 확대하자니 그 마저도 시간이 걸려 지금으로선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버텨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