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로운 지상파 UHD 표준인 ATSC 3.0 기반의 지상파 방송서비스를 제주도에서 시연했다. SK텔레콤은 미국 방송사와 세운 합작사를 통해 5세대(5G) 통신 기반의 ATSC 3.0시연회 기술을 뒷받침했다. 연내 국내외 방송사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ATSC 3.0 기반의 방송 서비스 개념도 / 과기정통부
ATSC 3.0 기반의 방송 서비스 개념도 / 과기정통부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 위한 ATSC 3.0 시연 성공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일 오후 제주테크노파크 인근에서 지상파 차세대 방송서비스 시연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연회는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의 연장선이다. 해당 정책은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지상파 차세대 방송 서비스에서 지상파 UHD 방송 표준인 ATSC 3.0 기술을 선보이는 데 목적이 있다.

시연회에는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정필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 임병걸 KBS 부사장, 김상진 SBS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유열 EBS 부사장,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장, 김승기 로와시스 대표, 김윤 SK텔레콤 CTO, 정종기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급변하는 방송통신 환경에서 무료 보편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이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길은 국민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라며 "방송 공공성을 강화하면서 방송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상파 방송사의 혁신 마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상파 방송은 기술 발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큰 변화를 거쳤다"며 "이제는 ATSC 3.0 기술을 통해 차세대 방송으로의 도약을 추진할 시기다"며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방송장비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차세대 지상파 방송의 성장 동력 마련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경모 캐스트닷에라 CTO(왼쪽)가 2일 제주 호텔난타에서 5G 기반의 ATSC 3.0 융합 방송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 SK텔레콤
박경모 캐스트닷에라 CTO(왼쪽)가 2일 제주 호텔난타에서 5G 기반의 ATSC 3.0 융합 방송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 SK텔레콤
SKT, 연내 미국 싱클레어에 AI 업스케일러 선보인다

이번 시연회에선 실내와 실외 시연이 모두 진행됐다. 실내 시연은 다채널방송(MMS), 재난경보, 지상파 VoD, 타깃광고, 고화질 업스케일링 서비스 등이 진행됐다. 실외 시연에는 끊김없는 이동방송과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RTK) 등으로 구성됐다.

SK텔레콤은 이번 시연회에서 5G 이동통신 기반으로 ATSC 3.0 기술을 실증, 시연했다. ATSC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단체(ATSC)에서 제정한 UHD 방송 표준이다. 영상, 음성, 데이터까지 주파수에 실어 나를 수 있어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한 기술이다.

SK텔레콤과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 방송그룹의 미디어 테크 합작사인 캐스트닷에라는 이번 시연에서 중추 역할을 맡았다. 캐스트닷에라는 AI 업스케일러 기술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HD 화질로 전송된 영상을 제주도 행사장에서 실시간으로 풀HD로 변환해 ATSC 3.0 TV로 수신했다.

AI 업스케일러는 AI 학습 엔진의 빠른 연산 처리를 통해 방송 영상의 해상도와 프레임 주파수, 색 영역, 포맷 등을 업그레이드해 실시간 고품질 방송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캐스트닷에라는 그밖에 ▲ ATSC 3.0 방송용 가상화 플랫폼(클라우드 및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반) ▲초저지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ATSC 3.0 방송 주파수에 GPS 측위 보정 데이터를 실어 비행 중인 드론에 전송하는 기술) 등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2019년 6월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함께 제주에서 세계 최초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의 5G 기반 ATSC 3.0 방송 서비스 구현에 성공했다. 이번 시연회가 열린 제주테크노파크를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아 5G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최신 방송서비스 개발에 매진해왔다.

캐스트닷에라는 이번 시연회에서 선보인 AI 업스케일러 기술을 미국 싱클레어 방송국에 연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사피온을 적용해 관련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추가로 공개한 미디어 플랫폼 기술 역시 국내와 미국 방송국에 연내 적용한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5G, AI, 클라우드 기술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며 "SK텔레콤의 기술과 싱클레어의 서비스 경쟁력이 결집된 캐스트닷에라가 세계 미디어 테크 솔루션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델스 박 싱클레어 방송그룹 CTO는 "캐스트닷에라가 개발한 클라우드, AI 기반 방송 솔루션을 빠른 시일 안에 미국 시장에 선보이겠다"며 "미국 방송사의 미래 기업 가치와 사업 잠재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