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와 리비안·카누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이 주식 시장에서 연이어 상종가를 친다. 주가가 1달 전보다 100% 이상 급등하는 등 호조세를 누린다. 기존 완성차 기업과 테슬라 등 전기차 기업을 빠르게 추격 중이다.

3사는 기술력 외에도 각양각색의 사업 모델을 전개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초창기에는 테슬라의 아류라거나 후발주자라는 취급을 받았지만, 요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인다. 루시드는 럭셔리 전기 세단을, 리비안은 픽업트럭과 SUV를, 카누는 픽업트럭 외 미니 전기버스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루시드 모터스에서 출시한 럭셔리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 루시드 모터스
루시드 모터스에서 출시한 럭셔리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 루시드 모터스
17일(현지시각) 기준 장을 마친 나스닥 주식 시장에서 루시드 모터스 그룹의 주가는 1주당 52.55달러를 기록했다. 1달 전쯤인 10월 18일 장 마감 기준 주가였던 25.34달러보다 27.21달러가 올랐다.

루시드 모터스 그룹은 럭셔리 전기차를 표방한 ‘루시드 에어'를 생산 중이다. 10월부터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을 출고하며 전기차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루시드 에어는 배터리 최대 용량이 113㎾h며, 제로백(정지에서 시속 100㎞ 도달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2.5초, 완충 시 최대 837㎞ 주행 등 특징이 있다.

루시드 모터스의 차량은 고성능 럭셔리를 표방한 만큼 가격이 비싸다. 루시드 에어 드림에디션 모델은 16만9000달러(2억원), 가장 저렴한 루시드 에어 투어링은 9만5000달러(1억1000만원)다.

루시드 모터스의 차량은 가격이 비싸고 연간 2만대쯤만 생산되는 한계가 있지만, 시장 관심은 뜨겁다. 루시드 에어는 출고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차’ 자리를 차지했다. 예약건수도 빠르게 급증했다. 루시드 모터스는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루시드 에어 예약 건수가 6월 1만건에서 9월 1만3000건, 현재 1만7000건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반년 만에 예약 건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기차 업계 한 관계자는 "루시드 모터스는 전기차계의 벤츠를 추구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고 있다"며 "현재 전기차 시장은 규모 확대와 더불어 프리미엄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루시드 모터스와 루시드 에어의 전략이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 기대 이상의 시총과 주가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누에서 2022년 내로 출시한 전기 밴인 카누 라이프스타일 비히클 / 카누 홀딩스
카누에서 2022년 내로 출시한 전기 밴인 카누 라이프스타일 비히클 / 카누 홀딩스
리비안과 카누도 루시드 모터스처럼 기대를 받는 기업이다. 리비안은 10일(현지시각)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100달러쯤 시작했던 리비안 주가는 17일 장 마감 기준 146.7달러를 기록 중이다. 16일에는 172달러를 기록했다. 아직 큰 수익이 없는데도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시총 3위 자리에 잠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카누도 3분기 준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17일 장 마감 기준 10.8달러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1달전인 10월 18일과 비교해 50%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리비안과 마찬가지로 아직 수익을 발생시키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손실을 개선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리비안과 카누는 루시드 모터스와 사업 지향점이 다르다. 리비안은 픽업트럭과 오프로드 중심의 레저용 차량(RV)을 전면에 내세웠다. 9월 첫 모델인 전기 픽업트럭 R1T를 출고했고, 12월에는 전기 SUV인 R1S를 양산한다. 아직 초반이라 대량생산의 어려움이 있다. R1T의 10월 납기한 차량 수는 156대였다.

카누는 픽업트럭부터 승합차, 미니버스 등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차량을 구상 중이다. 생산하는 차량에 따라 유연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조향과 구동을 전기신호 기반으로 설계한다. 오클라호마 주에 전기차 공장을 세웠다. 2022년 중으로 파나소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밴 ‘라이프스타일 비히클'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