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은 18세기 후기(1767년 ~ 1799년) 제작 작품들의 경매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유하려 한다.

18세기 후기에 제작된 작품들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총 21명의 작가의 36작품이 35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다. 12월15일자 칼럼에서 다룬 18세기 중기에 제작된 작품들은 1999년부터 2020년까지 총 37명의 작가의 157작품이 163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다. 18세기 중기에 제작된 작품들은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총 30명의 작가의 71작품이 77회에 걸쳐 출품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18세기에 초에 제작된 작품들이 거래빈도가 높고 제작 연도 기준 18세기 뒤쪽으로 갈수록 거래빈도가 떨어짐을 알 수 있다. 이는 현재 국내 경매 시장에서는 18세기 전반기 제작품들의 유동성이 후반기 제작품들의 유동성보다 높다는 의미이다. 이런 시장의 유동성에 대한 함의는 18세기 제작 작품들을 수집하려는 컬렉터들에게 유의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2001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된 이 작가들의 작품 낙찰가 평균은 약 6600만원으로 약 6800만원이었던 18세기 중반 그리고 1억7000만원이었던 18세기 초기 제작 작품들의 평균 가격보다 더 낮다.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1786년 제작됐다. 2017년 9월 19일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서울옥션이 주최한 ‘서울옥션 미술품경매’에서 4억원에 낙찰된 화첩이다.

2010년대 후반 들어 국내에서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다 보니 일본인 소장가가 수집해 놓았다 경매에 내놓았다고 한다.

김홍도의 화첩은 화조화 6점과 산수인물화 4점의 총 10점이 수록된 화첩으로 서울옥션의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김홍도가 경상도 안동 인근 안기찰방(安寄察訪)으로 재임하던 42세(1786년) 때 정월 보름날 그린 것이며 모든 작품에 ‘단원’ 낙관과 서명, 시제가 있다. 김홍도는 안기찰방에서 돌아온 후 스승 강세황으로부터 ‘단원기(檀園記)’를 지어 받은 후부터 ‘단원’이라는 호를 낙관에 많이 쓰게 되는데, 이 화첩은 현재 제작연도가 알려진 작품 중 ‘단원’ 낙관을 쓴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다음 표는 위 작품들의 작품의 연간 총 낙찰액 추이를 나타낸다.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위 표를 보면 18세기 후기 제작 작품들은 2002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되기는 했으나 2006년을 제외하면 2013년까지는 거의 거래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2017년에 거래된 약 7억7000만원 중 4억원이 김홍도의 화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2017년은 18세기 후반 제작품들이 가장 활발히 거래되었던 해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경매 전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가 발표되며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의 차이가 클수록 작품의 가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컨센서스 밴드의 크기는 전문가들이 판단한 작품 가치의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표는 위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 추이를 나타낸다.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같은 기간 동안 최대 추정가를 최소 추정가로 나눈 컨센서스 밴드는 1.1에서 2.19 사이에서 변화했다. 다른 작품군과 비교했을 때 18세기 후기 제작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는 평범한 수준이다. 게다가 이에 18세기 후기 제작 작품들의 가격을 추정하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불확실성이 높지는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18세기 후기에 제작된 작품의 경매데이터를 이용해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칼럼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논의하도록 하겠다.

이번 칼럼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도와준 아트파이낸스 그룹의 데이터분석 담당, 류지예 팀장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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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