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전문 매거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990년 2월호 표지 / IT조선 DB
소프트웨어 전문 매거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990년 2월호 표지 / IT조선 DB
‘그때 그 시절 IT’는 소프트웨어 전문 매거진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이하 마소)’의 기사를 살펴보고 IT 환경의 빠른 변화를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마소는 1983년 세상에 등장해 IT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IT조선은 마소 브랜드를 인수해 2017년부터 계간지로 발행했습니다. ‘그때 그 시절 IT’ 코너는 매주 주말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최초의 386 PC인 컴팩의 Deskpro 386 / IT조선 DB
최초의 386 PC인 컴팩의 Deskpro 386 / IT조선 DB
"바야흐로 386 PC의 세계가 도래하고 있다. 작년(1989년)이 286 PC의 전성기였다면, 올해는 386 PC가 국내 PC 사용자들의 지대한 관심거리로 등장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 1990년 2월호에 실린 ‘386 PC의 세계를 연다’라는 기사의 시작이다. 386은 상징적인 용어다. 당시 30대이고 1980년대 대학생이면서 1960년대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는데, 어원(?)은 386 PC였다는 것 정도는 공공연한 여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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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386 칩으로, 왼쪽은 보급형인 80386SX 오른쪽은 고급형인 80386DX / IT조선 DB
80386 칩으로, 왼쪽은 보급형인 80386SX 오른쪽은 고급형인 80386DX / IT조선 DB
386은 인텔의 CPU 80386을 줄여 부르는 용어다. 이전 모델이 80286, 이후 모델이 80486으로 286이니 486이니 부르는 것도 같은 이치다. 386은 x86이라는 32비트 데이터 버스 방식의 시작점이 되는 프로세서이기도 하다.

386 프로세서는 1986년 인텔에 의해 세상에 나왔다. 국내에서는 1989년이 돼서야 서서히 보급되기 시작했고, 1990년부터 전성기를 누렸다.

386의 클럭속도는 33메가헤르츠(MHz)로, 6MHz에 불과한 286과 비교하면 5배가량 향상됐다. 참고로, 현재 CPU는 (인텔 기준) 2기가헤르츠(GHz)에서 최대 5GHz의 클럭속도를 보인다.

앞서 언급한대로 386은 인텔 x86 아키텍처의 사실상 첫 모델이다. 32비트 데이터 버스 방식이기 때문에 메모리 가용량이 4기가바이트(GB)나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당시 16비트 방식이었던 286의 메모리 가용량이 16메가바이트(MB)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왼쪽부터) IBM과 컴팩의 386 PC / IT조선 DB
(왼쪽부터) IBM과 컴팩의 386 PC / IT조선 DB

(왼쪽부터) AT&T와 제니츠의 386 PC / IT조선 DB
(왼쪽부터) AT&T와 제니츠의 386 PC / IT조선 DB
(왼쪽부터) NEC와 썬의 386 PC / IT조선 DB
(왼쪽부터) NEC와 썬의 386 PC / IT조선 DB
당시 PC 운영체제하면 MS-DOS를 떠올릴 것이다. 386 PC는 MS-DOS, 유닉스, 제닉스, 윈도 386, IBM OS/2 등 10개가 넘는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마소 매거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운영체제들이 하나의 386 시스템에서 운용되고 여러 개 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16비트에서 32비트로의 전환, 컴퓨터 보급 확대의 시작점 등에서 상징적인 386 PC지만 실제 PC 시장을 호령했던 기간은 286보다 486보다 짧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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