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가 10월부터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받을 것이란 시각이 높아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과 쿠팡이츠는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9월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요기요는 이미 포장 중개 수수료를 배달 주문과 동일하게 주문건당 12.5% 받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3개월 단위로 연장해왔다. 지난 6월에도 9월 말까지 포장 중개 수수료 0원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배달의민족은 6월 28일 시작한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9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쿠팡이츠도 6월 22일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9월 말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 배민사장님광장 공지 갈무리
배달의민족은 6월 28일 시작한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9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쿠팡이츠도 6월 22일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9월 말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 배민사장님광장 공지 갈무리
배달업계는 올해 안으로는 포장 중개 수수료 정책을 변경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해를 보면서도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포장 주문만 받는 음식점들은 배달앱에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입점해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포장 주문만 받는 음식점들은 어떠한 수수료도 내지 않고 배달앱에 입점해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득을 보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배달앱들이 포장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 높아지면서 음식 가격이 인상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일부 음식점들은 이미 배달앱을 통해 배달과 포장 주문을 모두 받으면서 음식 가격을 오프라인보다 올려 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포장할 때보다 배달앱 플랫폼을 이용해 포장 주문할 때 음식 가격이 더 높다.

포장 주문을 이용한 소비자들은 "포장 주문 후 음식을 가지러 갔는데, 메뉴판에 써 있는 가격이 배달앱에 표기된 가격보다 더 저렴했다"며 분개하기도 했다. 포장 주문해도 음식 가격에 이미 배달비가 포함돼 있는 셈이라는 거다.

포장 중개 수수료가 생기면 주문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자영업자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치솟는 배달비 때문에 포장 중개 주문만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는데, 이조차도 유료화되면 배달앱에 입점해있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영업자는 "현재 포장 손님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되는데, 포장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면 이 손님들이 포장 주문도 안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배달앱 입점 효과가 없는 셈이니 포장 광고를 해지할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